서울 남산에서 바라면 서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제공]
서울 남산에서 바라면 서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제공]

토지확보율 95%인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사업계획승인 요건을 80%까지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까지 거들고 나섰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 부족 문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주택 사업계획승인 요건을 완화하면 공급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토지 소유권 95% 확보라는 요건을 악용해 토지 지분 6%만 확보한 채 사업 추진을 가로막는 토지주들의 '알박기'도 근절할 수 있어, 지지부진했던 지주택 사업이 물꼬를 트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8일 서울시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서울에선 116개의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자치구별로 보면 동작구가 24곳으로 가장 많았고 영등포구(11곳), 마포구(10곳), 은평·관악구(9곳), 구로·송파구(8곳) 등의 순이었다.

1980년 도입된 지역주택조합 제도는 지역 주민이 자율적으로 조합 설립 후 부지를 매입해 집을 짓고 별도 청약 경쟁없이 주택을 공급하는 제도로, 현행법상 '무주택'이거나 전용 85㎡ 이하 주택을 한 채 소유한 '세대주'만 조합원이 될 수 있다.

지난달 분양한 동작구 사당동 '힐스테이트 이수역 센트럴'(931가구)과 올해 4월 분양한 중구 황학동 청계노르웨이숲(404가구)등이 지주택 사업으로 공급된 사례다.

진행 단계별로 보면 서울 지주택 사업장 중 모집신고 상태에 머무르는 사업장이 85곳으로 가장 많았고, 13곳이 조합설립인가, 6곳이 사업계획승인을 받았다. 착공에 들어간 곳은 12곳이었다.

사업이 오랫동안 지연되고 있는 노원구 월계동 지주택 사업장 두 곳은 2003년 조합설립인가 이후 사업이 장기 표류하고 있다.

업계에선 타 정비사업 대비 높은 요건 때문에 사업 진행이 어렵다고 토로한다. 지주택 조합 설립을 위해선 토지사용권 80%와 소유권 15%를 확보해야 하며, 이후 사업계획승인을 받으려면 소유권 95% 이상을 확보해야 나머지 5%에 대해 매도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조합원의 토지 매도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면 조합원이 탈퇴하는 악순환이 생긴다"며 "사업지 내 5%를 초과하는 면적만 소유하면 의도적으로 매각을 거부하며 가격을 올리는 알박기 문제도 큰 난관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최근 국토교통부에 토지확보 요건 완화를 권고했다. 사업계획 승인 때 토지 소유권 비율을 기존 95%에서 80%로 완화해 조합의 토지확보 지연에 따른 조합원 피해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와 함께 조합원 자격을 기존 세대주에서 가구당 1명의 성년 무주택 가구 구성원으로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권익위는 판단했다.

김광수 부동산산업학회 정책국장은 "재개발과 재건축,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정비사업의 동의율은 70~75% 수준인데, 지주택만 95%라는 형평성 없는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며 "적어도 사업을 시작한 곳들은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토지확보율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국장은 "대부분의 지주택 사업장들은 도심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면 주택 공급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산업학회에 따르면, 토지확보 요건을 완화할 경우 수도권에서 즉시 승인이 가능한 사업장은 142곳, 공급 가능 물량은 15만가구로 추산된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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