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치맥은 곤란하고…."
내년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국내 식품·주류업계가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짜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그간 월드컵에선 한국 대표팀 경기가 한국시간 기준 밤 시간대로 편성돼 식품·주류업계가 '치맥(치킨+맥주) 특수'를 누렸는데, 이번 대회는 오전 시간대에 열려 시청·소비 패턴이 크게 달라지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가 다양한 대응 전략 검토에 나선 것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bhc는 월드컵 기간 자사앱을 활용한 경기일 맞춤형 할인 프로모션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 시간이 오전 시간대에 몰려 있어 기존 치맥 수요는 제한될 수 있지만, 이 기간 고객과의 접점을 다른 형태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당장 경기 전후 시간대에 판매가 늘지 않더라도, 자사앱이 활성화하면 중장기적으로 판매 기반을 넓힐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bhc는 뿌링클과 치즈볼 등 사이드 메뉴 포트폴리오가 탄탄해 점심·간편식 수요를 흡수하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교촌치킨도 경기 당일 점심 시간대에 맞춘 기획 프로모션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 시기나 구성은 아직 조율 중이지만, 경기 종료 직후 늘어날 수 있는 가벼운 식사나 간편 메뉴 수요를 잡기 위한 전략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시간대 한정 메뉴 운영이나 세트 구성 조정 등 추가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업계도 대응책 마련이 한창이다. 오비맥주는 메가박스와 협업해 응원전 분위기를 구현하는 '카스 스타디움관' 운영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카스 스타디움관은 오비맥주가 메가박스 일부 상영관을 대관해 단체 관람과 맥주 판매를 지원하는 마케팅이다.
오비맥주는 지난 9월 대한축구협회(KFA)와도 파트너십을 맺고 스포츠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 기간 중 이런 응원 콘셉트 캠페인을 확장해 브랜드 노출 확대를 노린다는 구상이다.
하이트진로도 특정 요일·시간대 타겟 프로모션 등을 검토하고 있다. 직접적인 주류 판매 증가는 어렵겠지만, 월드컵 분위기를 활용해 제품 인지도와 브랜드 선호도를 높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식음료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과 같은 월드컵 특수는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변화한 소비 흐름을 잡기 위해 업계 전반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기존과 다른 형태의 시간대별 프로모션이나 시즌성 수요 등이 새로운 특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빵·제과 프랜차이즈 회사들은 오히려 매출 증가 가능성이 더 클 것이란 기대도 한다. 경기 당일 출근길이나 오전에 간편식 수요가 증가할 수 있고,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간식류 소비도 늘어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브런치와 샌드위치 같은 간편식 수요가 이전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월드컵 기간 중 아침시간대 제품 구색을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업계도 카테고리 재편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 시간이 오전인 만큼 커피·간편식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봐서다. 이번 월드컵에서 주력 메뉴는 맥주 대신 커피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이번 월드컵 기간 중엔 커피가 주력 식음료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변화하는 소비 흐름 속에서 새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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