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양극재 시장이 ‘리튬인산철(LFP)’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보급형 전기차 확대와 가격경쟁력 강화가 맞물리며 LFP 적재량이 삼원계를 압도하며 중국 기업의 시장 지배력은 한층 강화되는 모양새다.
8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1∼10월 전 세계적으로 등록된 순수전기차(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하이브리드차(HEV)에 사용된 양극재 총 적재량은 204만6000톤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9.6% 성장한 수치다.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도 31.1% 증가한 72만4000톤을 기록했다. 두 자릿수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양극재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용량과 출력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로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과 주행거리를 좌우한다. 현재 배터리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고용량인 니켈·코발트·망간(NCM)과 같은 삼원계 배터리와 저용량·고안전성 리튬인산철(LFP) 양극재가 경쟁 중이다.
양극재를 종류별로 살펴보면 삼원계 양극재 적재량은 72만7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다. 롱바이와 LG화학이 각각 1위와 2위를 지키며 선두를 유지했다. 이어 에코프로(5만1000톤), 포스코(4만톤), 엘앤에프(3만3000톤) 등도 상위권에 포진해 한국계 공급사의 입지를 지켰다.
다만 전반적으로는 중국계 기업들의 약진이 더욱 두드러진다. 리샤인(Reshine), 산산(ShanShan), 이스프링(Easpring) 등 주요 업체가 치열하게 순위를 다투고 있으며, 내수 기반 수요와 원가 경쟁력, 대규모 증설을 무기로 글로벌 점유율을 꾸준히 넓히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LFP는 125만3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6% 급증해 성장 속도가 삼원계를 크게 앞섰다. 전체 양극재 적재량에서 LFP가 차지하는 비중도 약 60%(무게 기준)로 높아지며 영향력이 한층 확대됐다.
이 흐름의 배경에는 중국 내 보급형 전기차 확대와 높은 가격경쟁력에 따른 LFP 선호 심화, 글로벌 완성차의 채택 확대가 겹쳐 있다. LFP의 고성장은 중국 소재 기업들의 글로벌 지배력 강화로 이어져 전 세계 배터리 소재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가 더 고착화되는 흐름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공급사별로 살려봐도 중국업체인 후난위넝(Hunan Yuneng)과 완룬(Wanrun)이 각각 28만4000톤과 19만8000톤으로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중국 다니아노닉(Dynanonic)과 로팔도 16만6000톤과 13만8000톤으로 3위와 4위에 올랐다. 상위권이 모두 중국계라는 사실은 LFP 양극재 시장이 사실상 중국 독점 구조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올해 양극재 시장은 LFP 급성장과 하이니켈계 고도화가 겹치며 뚜렷한 전환기에 들어섰다”며 “물량에서는 LFP가 보급형 전기차를 중심으로 주도권을 넓히는 반면 장거리, 고성능 전기차에서는 여전히 하이니켈계가주요 소재임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배터리 소재 수출 규제 유예는 단기 안정 요인이지만 재도입 가능성을 남겨 글로벌 공급망과 한국의 양극재 수출 회복을 정책 의존적인 흐름에 묶어두고 있다”며 “이 환경에서 한국 업체는 단순 증설이 아니라 북미, 유럽 현지 생산과 비중국 원재료를 축으로 공급망을 재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한나 기자(park27@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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