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호, 법정서 “현직 장관급 4명 접근…수사 때도 말했다”

특검은 국힘 겨냥 수사만…“민주당, 불법성 모호했다” 입장

‘건진법사 청탁 의혹’의 핵심 인물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 씨가 30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건진법사 청탁 의혹’의 핵심 인물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 씨가 30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22년 대선 전후로 통일교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조직적으로 후원한 혐의를 받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씨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력 정치인도 지원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한 사실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윤 전 본부장은 민중기 특별검사팀한테 수사를 받을 때에도 이같은 내용을 밝힌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검팀이 국민의힘 만을 겨냥해 ‘선택적 수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지난 5일 자신의 ‘업무상 횡령 등 혐의’ 사건 공판에서 20대 대선 전인 2022년 2월 교단 행사인 ‘한반도 평화서밋’을 앞두고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과도 접촉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윤 전 본부장은 “권성동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을 만나봐야 했다. 한쪽에 치우쳤던 게 아니고 양쪽 모두 어프로치(접근) 했다”고 밝혔다.

이어 ”2017∼2021년에는 국민의힘보다 민주당과 가까웠다“며 ”현 정부의 장관급 네 분에게 어프로치했고, 이 중 두 분은 (한학자) 총재에게도 왔다 갔다“고 증언했다.

통일교 간부 이모 씨가 이재명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측에 접근하려 했다는 녹취록이 있다고도 언급했다.

윤 전 본부장은 이런 사실을 모두 지난 8월 특검팀과 면담하며 털어놓았으며, 수사 보고서에도 적혔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특검 측에 “국회의원 리스트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검 면담에서 문재인 정부 시절 전·현직 국회의원 2명에게 각 수천만원씩 지원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단 내에선 정치후원금, 출판기념회 책 구매 등의 방식으로 지원한 민주당 정치인이 15명에 달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통일교 관련 수사 과정에서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녹취록을 확보했으며, 최근 이를 윤씨 재판에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두고, 윤 전 본부장한테서 구체적 정보를 입수한 특검팀이 통일교의 국민의힘 불법 지원에 초점을 맞춘 편파 수사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과 한 총재에게 2022년 1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 같은 해 4∼7월 통일교 단체 자금 1억4400만원을 국민의힘 의원 등에게 쪼개기 후원한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 했다.

하지만 통일교의 민주당 후원에 대한 수사에는 착수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민주당 후보 후원이 국민의힘 사례처럼 교단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불분명해 수사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는 주장을 편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특검팀이 특정 정당 정치인에 대한 범죄 단서를 잡고도 수사하지 않았다면 형법상 직무유기 또는 특검법상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건희특검법 제5조는 ‘특별검사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하며, 독립하여 그 직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한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중기 특검은 통일교가 민주당 의원 2명에게 수천만원 금품을 제공하고 15명이 금품 수수에 연루됐다는 구체적 진술이 있는데도 이를 수사하지 않고 덮었다”며 “이것이 노골적 선택적 수사이고, 야당 탄압 정치적 수사라는 걸 자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6일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처럼 조직적 동원에 따른 불법 후원은 전혀 아니었기에 수사선상에 오르지 않았던 것”이라며 “이는 법과 증거에 따른 판단이지 정치적 고려나 편파 수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윤 전 본부장의 입장 공개를 토대로 수사기관 고발 등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일교 측선 윤 전 본부장의 진술과 관련해 특별한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박양수 기자(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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