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자금 조달 수단인 여전채 금리 3%대 진입
자금 조달 환경 악화… 카드사, 해외로 눈 돌려
수익성 악화·조달 비용 부담에 소비자 혜택 줄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4연속 동결되면서 카드사들의 핵심 자금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다시 3%대에 진입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한 카드사들은 비용 부담까지 이중고에 놓이게 됐다.
8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여전채 3년물(AA+·무보증·평가사 5사 평균) 금리는 3.384%로 집계됐다. 여전채 금리는 10월 2%대에서 움직이다가 지난달 3일(3.021%) 3%대로 올라선 이후 줄곧 유지하고 있다.
여전채 금리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은 기준금리 동결 영향이 크다. 한은은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연 2.5%로 유지했다. 5월 2.75%에서 2.5%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내린 후 4연속 동결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장기화 분위기가 더해지며 여전채 금리는 최근 상승하고 있다.
여전채 금리가 올라가면서 카드사들의 비용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자금의 약 60%를 여전채로 조달한다.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카드사들의 조달 비용도 늘어나는 구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의 올해 3분기 누적 이자 비용(단순 합산 기준)은 3조595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조4686억원) 대비 2.6% 증가한 수준이다.
카드사 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가 8349억원으로 이자 비용 규모가 가장 컸다. KB국민카드(5885억원), 현대카드(5554억원), 롯데카드(5524억원), 삼성카드(4335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비용 부담으로 실적은 뒷걸음질 쳤다. 8개 카드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9332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2508억원) 대비 14.1% 줄었다. 가맹점 수수료율의 연이은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비용 부담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카드사는 여전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조달 채널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9월 말 4억달러(약 5551억원) 규모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에 성공했다. 신용카드 ABS는 자산유동화법에 따라 카드사가 신용카드 사용 대금과 현금서비스 이용 대금 채권을 담보로 유동화 사채를 발행하고 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발행사는 유동성과 재무구조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투자자는 실물 자산을 담보로 안정적인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B국민카드는 10월 4억달러 규모의 지속가능연계 신디케이트론 조달에 성공했다. 신디케이트론은 복수의 금융기관들로 대주단을 구성해 차입자에게 공통된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빌려주는 대출 방식을 말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해외 ABS 발행은 조달원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자금조달 환경을 구축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해외 조달을 통해 조달 안정성을 확립하고 국내 카드채 발행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이자 부담이 늘면서 소비자 혜택도 줄어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부 카드사에서 제공했던 '6개월 무이자 할부'가 자취를 감췄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가 멈추면서 최근 자금 조달 환경이 안 좋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비용 부담까지 늘어나면서 소비자 혜택이 줄어드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최정서 기자 emoti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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