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 있는 금괴 [로이터=연합뉴스]
쌓여 있는 금괴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금·은·구리의 선물 가격이 45년 만에 동반 최고가를 경신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금은 온스당 4359.40달러, 은 선물은 온스당 59.14달러, 구리는 파운드당 5.8195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3개 금속의 선물 가격이 한해 모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1980년 이후 처음이라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선물 가격은 해당 자산에 대한 미래 수요 기대와 불확실성 헤지(위험분산) 필요성에 비례해 뛴다.

마켓워치는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지정학적 불안정성, 달러 약세 흐름이 1980년과 지금의 금·은·구리 호황의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동시에 올해만의 특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우선 눈에 띄는 현상은 현재 은과 구리에 대한 산업적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은은 열과 전기 전도율이 두루 뛰어나 인공지능(AI) 컴퓨터 장비, 전기차, 이차전지 등 첨단 제조업의 필수 소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구리도 열·전기 전도율이 높고 은보다 가격이 훨씬 싼 덕에 AI·전력·전자 등 업종에서 수요가 꾸준히 ‘우상향’ 중이다.

영국의 귀금속 유통사 솔로몬 글로벌의 객원 연구원 닉 콜리는 마켓워치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달러 가치 하락의 두려움, 중앙은행의 금 매집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현재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며 “이 조건들이 변화의 조짐이 없는 만큼 금·은·구리 가격은 향후 몇 달 동안 계속 더 오를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1980년 때와 달리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안전 자산인 금을 적극적으로 비축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달러 약세에 대비해 대체 투자처를 찾는 이들에게 금·은·구리는 대안이 되고 있다. ‘밈 주식’(인터넷 인기에 편승한 단기 인기 주식)이나 암호화폐 등 다른 투자처와 비교해 금속 원자재가 안정성이 높기 때문이다.

은과 구리의 생산 공급이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들 금속을 전략적 원자재로 분류한 것 등도 현재의 호황을 촉발하는 요인이라고 마켓워치는 내다봤다.

미국 금융투자사 머크 인베스트먼트의 대표인 엑셀 머크는 마켓워치에 보낸 이메일 논평에서 미국과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탈(脫)세계화와 자원 의존적 ‘산업 주도주의’(industrial activism)의 흐름도 살펴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광태 기자(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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