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내린 사과 배너…잘못 인정에도 인색

쿠팡 본사 [연합뉴스 제공]
쿠팡 본사 [연합뉴스 제공]

고객정보는 허술하게 털리더니, 사고대응도 부실 천지다.

허술한 보안 관리로 3370만명의 고객정보 유출 사고를 낸 ‘유통 공룡’ 쿠팡이 사고 수습과 대응에선 기본조차 없는 ‘구멍가게’급 부실 대응으로 일관해 공분을 사고 있다.

고객 피해에 대한 보상 문제와 관련해선 아직 구체적인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아 50조원에 육박하는 쿠팡 매출의 90%를 뒷받침해 주는 한국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 아니냐는 싸늘한 비난 여론까지 커지고 있다.

쿠팡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 걸어뒀던 사과 배너도 하루 만에 삭제해 사과조차 인색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 내부에서는 아직 피해보상안 검토가 정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현안 질의에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조직 내부 의사결정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셈이다.

박 대표는 3일 이어진 국회 정무위원회 질의에선 ‘전원 보상할 것이냐’는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피해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보상을) 검토하겠다”고 말했지만,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다.

쿠팡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지 아직 얼마 지나지 않아 피해 보상과 관련한 검토가 이제 시작됐다|”고 말했다.

쿠팡의 이런 대응 태도는 SK텔레콤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냈을 당시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논란이 불거지자 즉각적으로 고객들에게 유심(USIM) 무상 교체를 안내했고, 2개월에 걸쳐 요금 감면·단말기 교체 지원·개인정보 보호 서비스 제공 등 단계별 피해 보상안을 순차적으로 내놨다.

당시 SK텔레콤이 밝힌 보상안에는 △통신사 해지 예정 약정고객 위약금 전액 면제 △통신 요금 1개월 50% 할인 △3개월간 데이터 50GB 추가 제공 등이 담겼다. 또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5년간 70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 전담 보안 인력 2배 확충, 사이버 사고 보상 보험 한도 상향 등 내부 보안 체계 강화도 동시에 진행해 신뢰 회복을 약속했다.

반면 쿠팡은 ‘경찰 조사 중’이라는 이유로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미루고 있다. 사고 원인 공개도 모두 외부의 지적 이후에야 뒤늦게 인정했다. 쿠팡은 보안 관리 부실도 국회 지적 이후에서야 뒤늦게 시인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이번 대형 사고 후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도 국민적 공분을 키우고 있다. 쿠팡이 맞아야 할 매는 “한국 법인 책임”이라는 박대준 대표 혼자 맞고 있다.

시민사회에서는 강력한 제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전날 성명을 내고 “이번 개인정보 유출은 쿠팡 경영진의 위험 인식 부재와 비용 절감을 앞세운 경영 실패의 결과”라며 “법이 허용하는 최고 수준의 제재와 경영진 책임 추궁을 통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단체인 서울YMCA는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 이용료를 인하하거나 6개월 이상 전액 면제 등을 포함한 실질적 피해보상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박순원 기자(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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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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