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학습(RL) 방식은 결코 AGI로 나아가지 못해

새로운 방식 필요 지적에서 얀 르쿤과 의견 일치

수년간 집착해 온 ‘스케일링’ 전략은 한계에 도달

양이 아닌 알고리즘 학습방식 등 질적 도약 요구돼

생성형 AI 활성화 지금이 ‘연구의 시대’로 귀환 시점

이규화 대기자
이규화 대기자

오픈AI의 공동 창업자이자 수석과학자를 역임한 일리야 수츠케버가 현재 생성형 인공지능(AI)과 인공일반지능(AGI) 개발 방향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수츠케버는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과 1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현재 AI 개발 패러다임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설립한 새 연구소(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의 방향성, 그리고 AGI에 대한 그의 정의 및 기대를 밝혔다.

수츠케버는 강화학습(RL; Reinforcement Learning) 방식의 기존 생성형 AI 개발 방향은 실제 ‘사람 수준의 일반 지능’(AGI)으로 발전하는데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AI 개발자들이 RL을 이용해 모델이 특정 벤치마크나 시뮬레이션 과제에서 높은 성능을 내도록 훈련하지만, 이는 ‘평가용 과제’에 국한된 능력을 키우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렇게 길러진 모델은 훈련할 때 쓰이지 않았던 새로운 실제 세계 과제 앞에서는 제대로 일반화(generalize)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AI 연구소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를 공동 설립한 동료들과 함께한 수츠케버(가운데).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AI 연구소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를 공동 설립한 동료들과 함께한 수츠케버(가운데).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츠케버의 주장은 강화학습 AI 연구 대가로 불리는 얀 르쿤 메타 수석과학자와 결을 같이해 주목된다. 얀 르쿤은 현재와 같은 RL 방식이 아닌 새로운 AI 아키텍처가 3~5년 내 등장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수츠케버는 AGI에 대해 흔히 통용되는 “AI가 인간을 넘어서는 모든 노동 영역에서 효율성과 속도 면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지능”이라는 정의에 의문을 제기한다.

대신 AGI가 “마치 십대가 자동차 운전을 몇 시간만 연습하고 실제 도로에서 운전할 수 있게 되듯이, 어떤 작업을 처음 접해도 ‘배우면서’ 탁월하게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기계 지능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지금은 그런 기계를 만드는 방법을 아무도 모른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런 이유로 수츠케버는 현재 AI 업계가 수년간 집착해 온 ‘스케일링’(scaling, 더 많고 더 빠른 GPU 확보, 더 방대한 데이터셋 활용, 모델 규모 확장) 위주의 전략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 나와서도 “데이터는 유한하고, 계산 자원은 이미 충분히 많다. 만약 단지 100배 더 계산 자원을 늘린다고 해서 모든 것이 바뀌겠느냐?”며 근본적 의문을 던졌다. 그는 “이제는 대연산(big compute)을 가진 채로 다시 연구의 시대로 돌아갈 때”라고 선언했다.

그는 AI 산업이 스펙 경쟁, 규모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보고, 그 흐름이 실제로 인간 수준의 일반 지능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고 경고했다.

특히 인간처럼 “적은 데이터·적은 경험으로도 새로운 상황을 빠르게 학습하고 대응하는 능력”을 기계가 갖추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연구 방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는 지금까지의 ‘양적인 성장’(더 많은 GPU, 더 많은 데이터)이 아닌 ‘질적인 도약’(알고리즘, 학습 방식, 가치 체계 등 근본 재구조)이 요구된다는 의미다.

한편, 그의 AGI에 대한 타임라인은 신중하다. AGI 개발이 향후 5년에서 20년 사이에 이뤄질 수 있다고 가정했지만, 동시에 “아무도 그걸 어떻게 만들지 모른다”고 털어놨다. “곧 AGI가 온다”는 식의 주장에 과민하게 기대를 걸지 말아야 한다는 권고다.

그의 이 같은 회의적이고 절제된 관점은, 생성형 AI의 단기적인 상업 성장과 수익성 중심 전략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AGI 개발의 가능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디인포메이션은 짚었다.

결국 수츠케버는 AI 개발에서 “속도와 규모보다 연구와 근본적 원리에 집중할 시간이 왔다”는 점을 환기했다. 특히 생성형 AI를 서비스, 업무 도구, 콘텐츠 제작 등에서 빠르게 활용하며 ‘가능성’에 열광하는 지금이야말로 차분히 ‘연구의 시대’로 귀환할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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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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