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 급증하는데… 정부, 원전 확대는 ‘후순위’

日 원전·재생 병행 강화…韓 ‘재생 중심’ 기조 고수

“재생만 늘리면 전력망 취약”… 전문가들, 공급 안정성 우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후부 출입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기후부 제공]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후부 출입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기후부 제공]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을 공론화로 되돌리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1.4GW 규모 신규 원전 2기 건설 여부 논의 절차를 올해 안에 결정하겠다고 밝히며 소극적 태도를 이어갔다. 이재명 정부가 공언한 2040년 석탄발전소 폐지 로드맵에 맞춰 5개 발전 공기업 통폐합 논의도 내년 상반기 중 본격화할 방침이다.

일각에선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망 안정성이 전력망 안정성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정부의 대응이 글로벌 흐름과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11차 전기본에서 결정한 신규 원전 2기 건설에 대해서 공론화 절차를 이달 내 결정할 방침이다. 방식과 절차는 내부 의견수렴을 거쳐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한국수력원자력이 올해 추진하기로 한 신규 부지 공모 계획 역시 공론화 절차와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석탄발전소와 장기적으로는 액화천연가스(LNG)를 어떻게 빨리 퇴출시킬지가 모두 연결된 문제”라며 “한국형 원전은 상대적으로 이런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소위 단발하는데 그동안 노력을 안 해왔다”고 말했다.

또한 김 장관은 2040년까지의 전력 수요 전망을 토대로 송·변전설비 확충계획을 마련하는 제12차 전기본 일정에 맞춰 발전사 통폐합의 방향성 논의에도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이 처음으로 해외 원전 수출을 성공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한전 제공]
한국이 처음으로 해외 원전 수출을 성공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한전 제공]

2040년 석탄발전소 폐지 목표를 역산해 발전 공기업 재편 방향을 마련하려는 구상이다. 기후부는 단기 용역을 거쳐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뒤 내년 12차 전기본이 확정되기 전까지 통폐합 방향을 정리할 계획이다.

그동안 국가 전력을 떠받쳐 온 석탄과 LNG의 퇴장, 그리고 신규 원전에 대한 정부의 소극적 태도에 전문가들은 우려를 제기한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정책 목표를 제시하려면 과학적 근거와 실행 방안이 있어야 한다”며 “현 장관은 12차 계획이 나오기 전까지는 11차 계획을 이행하는 주체인데 이행해야 할 기존 계획을 다시 공론화하겠다는 것은 정책 일관성과 정부 시스템 측면에서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추세와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 에너지 안보와 탈탄소화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원자력 활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스즈키 나오미치 홋카이도 지사는 도마리원전 3호기 재가동에 대해 “현실적인 선택”이라며 적극적 입장을 도의회에서 밝혔다.

일본 내 원전 신설은 2009년 도마리 3호기가 마지막이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모든 원전이 멈췄지만 최근 자원 부족과 전력 안정성 확보를 위해 일본은 다시 원전을 택했다.

일본 정부는 올해 2월 제7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원전을 포함한 탈탄소 전원을 최대한 확대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2011년 이후 사용해 온 ‘원전 의존도를 가능한 한 낮춘다’는 문구도 삭제했다. 일본전기사업연합회에 따르면 일본 내 원전은 폐로 예정 원전까지 모두 68기이며, 이 중 26기가 가동 중이거나 재가동 준비 단계에 있다.

이 가운데 8기는 2045년 말 기준 운전 개시 60년을 넘게 된다. 일본은 전력 공급 불안과 규제 완화 흐름 속에서 원전과 재생을 병행해 강화하지만, 한국은 탈가스·탈석탄 로드맵에 맞춰 재생을 우선하면서 원전 확대는 후순위로 두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와 가스 발전을 병행하는 게 글로벌 스탠더드”라며 “재생에너지만 늘리고 나머지는 축소하는 정책은 우리처럼 제조업 중심 국가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만간 문제가 생기지는 않겠지만 이재명 정부 임기 말쯤 전력 수급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강승구 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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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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