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년 하루 앞둔 ‘尹 비상계엄’

국힘 ‘자유민주주의’ 핑계 옹호

반성은 뒷전, 현 정부와 대립만

누가 ‘투쟁’에 자격을 부여했나

권순욱 부국장 겸 정치부장
권순욱 부국장 겸 정치부장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인류 역사상 가장 어이없고, 황당하고, 하찮았던 비상계엄이 3일로 1년이 된다.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트라우마가 짙게 드리운 ‘비상계엄’이라는 네 글자는 일순간 황당하게 등장했다가 맥없이 해제됐다. 누군가는 목숨을 걸었던 비상계엄이라는 네 글자가 갖는 무게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하찮은 대통령’의 ‘같잖은 비상계엄’이었다.

윤 전 대통령 집권 시기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은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를 놓고 내부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비상계엄이 대통령 권한이어서 잘못이 없다는 둥, 더불어민주당의 횡포로 불가피했다는 둥 궤변이 난무하고 있다. 설상가상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자들은 ‘자유민주주의’를 운운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려 했던 윤 전 대통령의 행위를 자유민주주의를 앞세워 옹호하는 자들의 궤변에 할 말을 잃는다.

대한민국 헌법 제12조는 ‘체포·구속·압수·수색·심문과 처벌·보안처분·강제노역을 법률과 적법절차에 의하지 않고는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른바 적법절차의 원칙이다. 권한이 있다고 자기 마음대로 행사할 수 없는 근거다.

얼마전 무죄를 선고받은 노웅래 전 의원의 경우도 돈을 받은 행위와 무관하게 수사 절차 위반을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절차를 위반하면 그 어떤 행위도 무효가 된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정상적인 국무회의를 거치지 않는 절차위반을 비롯해 수많은 법률 위반이 존재한다. 윤 전 대통령은 그야말로 자유민주주의 파괴자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일 인천에서 열린 장외집회에서 “과거에서 벗어나자고 외치는 것 자체가 과거에 머무는 것이고, 저들이 만든 운동장에서 싸우면 안 된다고 그렇게 소리치는 자체가 저들이 만든 운동장에 갇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1년전 비상계엄이 과거이니 벗어나자는 말일 테다.

장 대표는 또 “뚜벅뚜벅 국민만 보고 민생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답이고,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제대로 싸우는 게 답”이라며 “똘똘 뭉쳐 이재명 독재에 맞서 싸우자”고 말했다.

말인즉슨 참 그럴싸하다. 누구 마음대로 과거를 건너뛰겠다는 것인지도 의문이지만, 국민들이 요구하는 사과를 뒷전으로 하고 이재명 정부와 싸우겠다는 언설은 무책임의 극치다.

싸움에도 자격이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가 독재인지 여부는 각자 판단에 맡겨두자. 그렇다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와 맞서 싸울 자격은 있는가? 누가 그런 자격을 부여했나?

많은 국민들이 국민의힘을 향해 사과를 요구하는 이유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으로 국민들이 받았던 마음의 상처, 민주주의를 발전시켰다는 자긍심에 상처를 준 행위에 대한 사과 요구다. 나아가 이재명 정부를 탄생시킨 특등공신 국민의힘에 대한 책임 추궁이기도 하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이 말하는 바와 같이, 만약 지금 대한민국이 잘못되고 있다면 그것은 바로 윤 전 대통령 때문이고, 그런 윤 전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씨의 불법을 덮기 위해, 총선 대패의 원인을 자기 자신이 아닌 부정선거 탓으로 몰아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집권 여당으로서 국민의힘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백 번이고 천 번이고 해야 할 사과다.

진심어린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사과를 거부하고 투쟁을 외치고 있다. 국민과 싸우자는 것인가?

권순욱 기자 kwonsw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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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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