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7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와 함께 향후 3년간 성장률·물가에 대한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시장에선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50%로 네 번째 동결하고 반도체 수출과 민간소비 회복 흐름을 반영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8월보다 소폭 올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은은 지난 8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0.9%, 내년 1.6%를 제시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0%, 내년 1.9%로 예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와 내년 한국 성장률을 각각 0.9%, 1.8%로 제시했다.
이에 금융권에선 한은이 이번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1.0% 안팎으로, 내년은 1.8~2.0% 수준으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반면 물가 전망이 8월(올해 2.0%, 내년 1.9%)보다 올라갈 경우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 명분은 그만큼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최근 지표는 성장 모멘텀 회복과 물가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2025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1.2%,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이는 1년여 만에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과 민간소비가 회복 흐름을 이끈 결과다. 반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 초중반을 기록해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2%)를 다소 웃돈 상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11월 경제 전망에서 경제성장률과 물가 전망이 모두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반도체 수출과 민간 소비 회복 흐름이 견조한 가운데 환율 상승과 서비스 물가 상승 압력, 농축수산물 가격 불안 등이 물가 전망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균 KB증권 애널리스트도 “11월 금통위에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할 전망”이라며 “3분기 성장률이 1%를 웃돌면서 올해 성장률은 기존 0.8%에서 1.0%로, 내년 성장률도 1.6%보다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성장률 전망이 상향되더라도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마이너스 성장갭’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신얼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금리 인하 필요성은 마이너스 GDP갭 국면 지속 및 안정적 흐름을 시현 중인 물가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실질 기준금리 수준이 +0.3% 내외에서 등락 중이므로 성장과 물가 측면에서 금리 인하 여력 역시 잔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정경제전망에서는 2025년 성장률 전망치를 1%, 2026년은 1.8~1.9% 수준으로 상향 조정할 것”이라면서도 “당사 시나리오 분석에 따르면 2025년 1%, 2026년 3% 성장해도 실질 GDP는 잠재 GDP 수준을 하회한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는 이번에도 연 2.50% 동결이 유력하다. 전문가들은 환율과 주택시장 변동성이 진정되지 않은 만큼 한은이 금융안정에 다시 한 번 무게를 둘 것으로 보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도 “환율 상승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경계감 등으로 한국은행은 지난 10월에 이어 이번에도 금융 안정 측면을 크게 고려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과 환율을 둘러싼 부담이 오히려 커졌다는 시각도 있다. 원유승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달러-원 환율은 10월 금통위 이후 빠른 속도로 변동성이 확대됐고, 부동산 가격도 기대 심리가 여전히 높다”며 “금융안정과 성장 모두 동결을 가리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의 최근 ‘방향 전환’ 발언을 둘러싼 시장의 해석도 이번 회의에서 정리될 전망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회의에서의 관건은 ‘인하 사이클에 대한 생각’”이라며 “외신 인터뷰 이후 금리 상승폭이 더 빨라졌고, 인하 사이클 종료와 인상 가능성까지 일부 반영된 만큼 총재가 어떤 설명을 내놓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gnyu4@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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