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206.5억달러 집계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8%↓

정년연장·법인세↑ 등도 요인

‘코리아 규제 리스크’ 가시화

외국계 기업들이 한국 시장이 투자하는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가 5년 만에 하락세로 꺾였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비롯한 각종 기업 규제 강화 논의가 쏟아지고 과도한 증시 변동성과 환율 불안 등도 외투기업들의 투자를 주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재계에서는 기업 규제 완화, 정책의 일관성 등을 통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지 않으면 ‘한국=규제 리스크’라는 인식이 굳혀지면서 ‘코리아 보이콧’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24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한국의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는 올 1~9월 누적 206억5100만달러를 기록해 작년 동기보다 18.0% 감소했다.

연간 FDI 규모는 2020년 207억4700만달러, 2021년 295억1400만달러, 2022년 304억4450만달러, 2023년 327억1900만달러에서 지난해는 345억7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해 4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5년 만에 이러한 흐름이 끊기고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재계에서는 새 정부 출범 후 각종 기업 규제 논의가 이어지면서 외투기업들이 직접투자를 줄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노란봉투법이 꼽힌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는 노란봉투법 통과를 앞두고 ‘투자 위축’, ‘한국 이탈’을 거론하며 공개적으로 경고한 바 있고, 주한외국기업연합회(KOFA)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외투기업 36%가 투자 축소 또는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우려가 ‘FDI 감소’라는 수치로 반영된 모습이다.

특히 카허 카젬 전 한국GM 사장은 과거 노동법 위반으로 수차례 출국 정지를 당한 끝에 1심에서 집행유예형을 받은 사례가 있는 만큼 노동규제는 외투기업들에게 대표적인 ‘CEO 리스크’로 꼽힌다.

이와 함께 정년연장, 주 4.5일제 도입, 잇단 상법 개정, 법인세 인상 등 기업규제 강화 법안이 잇따라 수면 위로 올라오는 점도 외투기업 입장에서는 투자가 꺼려지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암참이 지난해 발표한 ‘한국의 아태지역본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 거점을 둔 아태지역본부는 100여개 안팎으로 싱가포르(5000여개), 홍콩(1400여개), 중국 상하이(900여개) 등에 한참 못 미친다. 지난달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025’를 계기로 한국이 아시아 허브로 부상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기대가 나왔지만, 각종 기업 규제는 스스로 족쇄를 채우는 꼴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새 정부 출범 후 노동·산업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 한국의 규제 리스크가 높아졌다”며 “세계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경쟁력 지표에서도 한국은 규제 효율성, 노동시장 경직성, 정책 예측 가능성 항목에서 점수가 낮아지는 추세로, FDI 감소는 이러한 구조적 요인이 누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FDI 감소는 단순한 경기 요인이 아니라, 한국의 규제 리스크와 정책 불확실성 증가에 대한 글로벌 기업의 신호”라며 “노동·산업 규제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기업 친화 정책을 강화하지 않으면 FDI 감소세는 구조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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