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20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20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에 연루된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전원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1부(장찬 부장판사)는 20일 오후 특수공무집행방해, 국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 당시 자유한국당 관계자 26명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고 이렇게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다”며 “국회가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신뢰를 회복하고자 마련한 국회의 의사결정 방침을 그 구성원인 의원들이 스스로 위반한 첫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벌금을 내렸으나 당선무효형을 선고하지는 않았다.

패스트트랙 충돌은 단순한 ‘몸싸움’이 아니었다. 동료 의원을 의원실에 감금하고, 법안 접수를 물리적으로 막았으며,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등 민주적 절차 자체를 물리력으로 뒤엎으려 한 집단행위였다.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동물 국회’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지만, 정작 정치권이 그 법적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 것이다. 당시의 행위가 “정치적 투쟁”이었다는 주장도 존재하지만, 법원은 이번에 그 행위가 명백한 불법임을 확인했다. 민주주의의 최전선인 국회에서 벌어진 물리적 충돌에 대해 사법부가 명확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국회의원이라고해도 법 위에 설 수 없다는 상식이 증명된 셈이다.

절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몸싸움을 하는 등의 물리적 충돌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행위다. 민주주의는 타협과 설득, 그리고 법과 제도를 통한 조정 위에서만 굴러간다. 정당 간 견해 차이는 당연한 것이지만, 그 차이를 해결하는 방식만큼은 법과 원칙에 기반해야 하는 것이다. 의회주의를 지키는 첫걸음은 폭력을 배제하는 데 있다.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국회에 폭력의 그림자가 다시 드리워지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된다. 여야 모두 실질적 개선 방안과 재발 방지 장치를 마련해 실천해야 한다. 이번 판결을 정치적 유불리의 소재로 소비하지 말고, 국회가 한 단계 성숙한 민주주의 공간으로 나아가는 전환점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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