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분위기 파악하는’ AI로 진화
“작업 대신하는 AI… 단순 챗봇 이상”
구글이 차세대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3’를 18일(현지시간)공개하며 ‘AI 패권 경쟁’의 새로운 챕터를 열었다. 이번 모델은 단순한 성능 향상이 아닌 AI가 인간처럼 판단하고 맥락을 읽어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는 ‘지능형 에이전트’로의 진입이라는 설명이다. 공개와 동시에 구글 검색 서비스에 제미나이3를 탑재하는 강수를 뒀다. AI 시장 점유율 1위인 오픈AI의 챗GPT에 정면 승부를 선언한 것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제미나이3는 전례 없는 수준의 깊이와 뉘앙스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최첨단 추론 능력을 갖췄다”며 “불과 2년 만에 AI가 단순히 텍스트와 이미지를 읽는 데서 나아가 ‘분위기를 파악하는’(reading the room) 수준으로 진화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AI가 단순 대화 파트너를 넘어, 복잡한 문제를 스스로 풀고 다양한 작업을 연속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행동하는 AI’ 시대의 출발점이라는 설명이다.
구글이 제미나이2.5 이후 8개월 만에 내놓은 이번 모델은 강화된 추론 능력과 멀티모달 처리 능력, 사용자 요청을 기반으로 연속적 과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 기능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여행 계획을 물으면 지도·사진·일정을 일괄적으로 설계한다. 손글씨로 적은 레시피 사진을 올리면 웹사이트 형태의 요리책을 자동 생성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단순히 답변을 제공하는 챗봇이 아니라 인간의 지시를 해석해 실제 작업을 ‘대행’하는 방향으로 진화한 셈이다.
국내 전문가들도 이번 변화에 큰 의미를 뒀다.
손재권 더밀크 대표는 “단순한 챗봇 업그레이드 수준이 아니라 AI가 인간처럼 판단하고 알아서 움직이는 수준으로 진화한 결정적 순간”이라며 “이제 AI는 더 이상 명령을 듣는 기계가 아니라 작업을 대신하는 존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재 뤼튼 최고제품책임자(CPO)는 “뤼튼은 스토리 생성부터 기업간거래(B2B) 에이전트 프로젝트까지 비즈니스 전 영역에서 제미나이3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특히 한국어 처리 능력은 업데이트 때마다 한층 자연스럽고 안정돼 에이전트 플래닝 워크플로우의 핵심 기반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글은 이번 모델 공개와 동시에 미국 시장부터 구글 검색에 제미나이3를 적용했다. 검색창에서 키워드를 입력한 뒤 ‘AI 모드’ 탭을 선택하면 기존 링크 중심의 검색 결과 대신 새로운 시각화 레이아웃과 분석적 요약, 시뮬레이션 기반 답변 등을 제공 받는다.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는 순차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구글은 제미나이3를 통해 오픈AI·메타·앤트로픽 등과의 AI 경쟁 속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오픈AI가 지난 8월 공개한 GPT-5가 고도화된 추론 능력을 강조했다면, 구글은 검색 생태계와 연계한 에이전트 중심 모델로 승부수를 던졌다.
앞으로 AI 경쟁은 ‘챗봇 대결’이 아닌 인간의 일을 대신 수행하는 에이전트의 품질과 안정성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차이 CEO는 “구글은 새로운 챕터를 열어 지능, 에이전트, 개인화의 한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며 모든 사람에게 진정으로 유용한 AI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인 기자 silkni@dt.co.kr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