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응급의학회 “환자 수용 여부, 전문적 판단 요구”
“‘구급 공백’…아찔한 현실 마주할 수도”
김 의원, 본지 18일자에 법률 개정 필요성 칼럼 기고
부산 도심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을 포함해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 개정안을 두고 응급의학계의 반발이 나왔다. 응급실 전원 지연 문제의 심각성에는 공감하지만, 현재 논의 중인 법안이 오히려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다.
대한응급의학회는 19일 성명을 내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중심이 돼 발의한 응급의료법 일부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냈다. 서울대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출신인 김윤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을 발의한 바 있다.
응급의학회는 “개정안대로 119구급대원 또는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이송 병원을 직권으로 선정한다면 몇 안 되는 응급의료기관 문 앞에 구급차들이 줄지어 대기하는 새로운 기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119구급대가 응급의료기관 문 앞에서 대기하다가, 심지어 재이송까지 담당하는 동안 정작 관내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하겠나”라며 “이 경우 출동할 119구급대마저 부족한 ‘구급 공백’의 아찔한 현실을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응급의학회는 급성심근경색 사례를 들며 “이 환자들은 가까운 병원이 아니라 관상동맥 중재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바로 이송해야 한다는 것이 세계적 치료 원칙”이라며 “겉으로는 신속해 보이지만, 가까운 병원으로 먼저 데려간 뒤 다시 전원하는 방식은 오히려 환자 생명을 해칠 수 있다”고 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역시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환자 수용 여부는 전문적 판단이 요구되는 의료행위인데, 행정 편의적 이유로 이를 일괄 강제하려 한다”면서 “결과적으로 응급의료 체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을 발의한 김윤 의원은 지난 18일 본지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이 법은 의료계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병원에게 무조건 환자를 받으라’는 법이 결코 아니다”라면서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응급의료체계를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자신이 발의한 법안을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은 “세계 10위 경제대국 대한민국에서, 의료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응급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참담한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준영 기자(kjykjy@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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