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배상 취소 소송 최종 승소… 13년 만 ‘종지부’
한동훈 항소 비난했던 민주당, “이재명 정부 성과”
국힘 “숟가락 얹기 말고 대장동 7800억 환수하라”
김대중 정부 때 론스타에 외환은행 매각 결정
정부가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매각 관련 투자자·국가분쟁해결(ISDS) 중재판정에 불복해 제기한 취소 신청에서 승소한 가운데, 정치권에서 '아전인수식' 치적 공방이 벌어졌다.
정부여당은 이번 승소를 이재명 정부의 성과로 포장했다. 반면 해당 소송을 주도했던 한동훈 전 대표와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이 숟가락을 얹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 나아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포기 관련 7800억원을 환수해야 한다고 맹공했다.
한 전 대표는 19일 방송된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총리가 직접 나와 론스타 국제투자분쟁 해결센터(ICSID) 판정 취소 소송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이겼다고 발표했다. 어떤 생각이 들었나'라는 질문에 "저는 솔직히 좀 황당했다"고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 같다. 그때 왜 반대했는지 반성하고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민주당은) 제가 항소한다고 할 때 '승산 없다', '이자 늘어나면 네가 물 거냐'고 집요하게 공격했던 사람들"이라며 "'한동훈의 근거 없는 자신감', '역적' 그런 류의 얘기들을 '국민 상대로 희망고문하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그걸 아주 집요하게 공격했다. 그래 놓고 지금 와서 자기들이 자화자찬 한다"고 직격했다.
이어 "만약에 졌다면 김 총리가 나왔겠나. (졌다면) 다 '모두 한동훈 책임이다', '한동훈 재산 압류해서 그 돈 뺏어라' 이렇게 얘기하지 않았겠나"라며 "이기니까 마치 이재명 정부가 뭐라도 한 것처럼 총리가 나서서 브리핑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항소포기 논란까지 확장시켜 7800억원을 환수해야 한다고 거세게 압박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승소 가능성 제로라던 민주당, 숟가락 얹는 대신 대장동 7800억원부터 환수해야'라는 제하의 논평을 내고 "민주당이 하라는 대로 했으면 오늘 대한민국은 4000억원을 론스타에 지급했어야 한다"며 "이제 와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정부가 잘했다'라고 말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면 대장동 사건에서는 정권의 압력으로 항소가 포기되어 7800억원의 공공이익이 사라졌다"며 "국가의 선택과 방향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두 사건은 극명하게 대비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그간 론스타와의 국제 소송 진행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이 사건의 뿌리가 고(故)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대주주가 될 자격이 없는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매각한 결정 자체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이뤄졌다. 민주당은 지난 2023년 법무부 장관 시절 소송을 결심한 한 전 대표를 향해 승소 가능성이 없는 걸 소송한다는 취지로 맹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승소하자 재빠르게 태세 전환에 나선 모습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대외 부문에서 거둔 쾌거"라고 자평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가 더욱 돋보였고,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초국가적 투기자본에 맞선 이재명 정부의 흔들림 없는 대응은 국가에 대한 우리 국민의 신뢰와 법치주의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드높였다"고 평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법무부에서 국제법무국장을 중심으로 10년 넘게 소송을 했던 결과"라면서 "우리 정부가 잘했다고 하면 될 것을 이렇게 할 필요까지 있나 싶다"고 했다. 야권 일각에서 '민주당의 숟가락 얹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론스타 측은 추가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론스타는 이날 발표한 대변인 성명에서 "사건을 다시 새로운 재판부에 제기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재판부도 한국의 불법행위를 인정하고, 론스타에 손해액 전액을 배상해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권준영 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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