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K-치킨 인기가 치솟고 있지만, 교촌치킨의 미국 사업은 좀처럼 반등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BBQ·bhc와 달리 다리·날개 위주의 작은 조각으로 구성된 메뉴 구성과 별도의 소스 붓칠을 요구하는 공정 방식이 미국 사업에선 경쟁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교촌에프앤비가 최근 발간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교촌치킨의 미국 매장 수는 2개로, 2분기 5개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교촌에프앤비는 기존 매장 리뉴얼 과정에서 일부 매장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고 설명했는데, 영업 재개 시점이 언제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 점포 운영 과정에서 조정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경쟁사들은 북미에서 공격적으로 점포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BBQ는 11월 초 기준 미국에서 약 250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내년 중 100개를 추가 확장해 미국 50개주 전역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BBQ는 또 최근 삼양식품과 협업해 '불닭 치킨' 메뉴를 내놓기도 했다. 미국 매장 수가 늘어나면서 B2B(기업 간 거래) 기반의 협업 메뉴까지 확대할 여력이 생긴 셈이다.
bhc도 미국 6호점과 7호점 가맹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bhc는 내년 초 뉴저지 포트리점과 조지아주 귀넷 뷰포드점을 오픈하며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힐 계획이다. bhc는 시즈닝(가루형 양념) 치킨 강점을 살려 '뿌링클 샌드위치' 등 미국식 메뉴를 선보일 예정인데, 현재 뿌링클 치킨 메뉴가 미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교촌치킨이 미국 출점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 현지에서 K-푸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품사들이 큰 수혜를 보고 있는데, 교촌은 이런 기류에 충분히 올라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촌치킨의 미국 사업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더딘 것은 메뉴 구성이 현지 소비자 취향과 맞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교촌치킨은 닭다리와 날개를 이용한 작은 조각 치킨이 주력 메뉴인데, 미국에선 가슴살과 큰 조각 치킨 선호도가 국내 소비자들보다 높다.
또 교촌치킨 메뉴 공정 방식은 미국 현지 매장을 운영하는 데 있어 경쟁력이 높지 않다고 평가 받는다. 교촌치킨 메뉴는 각 점포에서 붓으로 소스를 바르는 형태로 제조돼 노동자가 타사 대비 더 필요한데, 미국은 노동자 임금이 높아 점포 운영에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교촌치킨 점포가 있는 미 캘리포니아주 LA 지역의 경우 노동자 시간당 최저임금이 16.50달러(약 2만4000원)으로 국내보다 높다. 미국 점포의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치킨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 필요한데, 노동자 채용이 어렵고 조리 시간도 길어 다른 치킨 브랜드에 비해 운영 효율이 떨어지는 구조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치킨 소스 붓칠 공정이 미국 사업을 확장하는 데 있어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인건비는 내년에 더 높아질 전망이어서, 비용 압박이 한층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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