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갈이 폭 확대에 내달 연기 가능성↑

내부 반발도 부담…노조 ‘독립성 약화’ 경계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임직원 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임직원 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감독원 고위 임원 인사가 예상보다 늦춰지고 있다. 대통령실의 인사 폭 확대 요구에 이어 금감원의 공공기간 재지정 가능성 등이 언급돼 내부 반발까지 겹친 상황이다. 결국 조직 개편안부터 먼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금융 감독 체계 전반에 ‘리더십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정감사 종료 후인 이달 초·중순쯤 임원 인사를 단행하려 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에서 인사 폭 확대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져, 이번 달을 넘길 가능성이 나온다. 금감원 고위직 인사는 대통령실 보고 후 검증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이달 내 인사 발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어수선한 금감원 내부 분위기도 인사 지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감원 노동조합은 금융소비자보호처 분리·공공기관 지정 가능성 등 조직개편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집단행동까지 경고한 상태다. 지도부 교체와 기능 분리가 동시에 추진될 경우 조직 안정성이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결국 조직개편 일정마저 임원 인사와 함께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조직개편 방향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는 입장과 “감독 기능이 약화되지 않도록 빠른 리더십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업계에선 정책 방향성을 가늠할 핵심 인사가 지연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 감독 기능이 느슨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은행·증권·보험 검사와 제재를 총괄하는 핵심 부서의 책임자가 미정인 채로 장기간 이어질 경우, 감독 일관성이 떨어지고 금융회사들이 ‘눈치 보기 모드’에 들어가 시장 규율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 인사는 금융권 전반의 정책 방향을 가늠할 가장 직설적인 시그널”이라며 “금융공기업 인사가 재개되면서 정책금융의 새로운 운영 기조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금감원 인사가 늦어지면 감독·정책 축의 균형이 맞지 않아 일부 현안 처리 속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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