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의 수명이 아웃도어 브랜드·기업의 지속가능성 척도로 부상하고 있다. 가격이나 유행보다 윤리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구매를 결정하는 '가치소비'가 확산하면서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웃도어 기업들은 단순히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것에서 나아가 제품 자체를 오래 쓰게 하는 구조와 관리 시스템을 갖추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시대, 옷 하나 만드는데 들어가는 막대한 자원과 의류 폐기물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다.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뉴욕타임스 전면광고로 유명한 미국 의류기업 파타고니아가 대표적이다. 환경 발자국을 줄이려면 모든 사람이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취지로, 자사 제품 사진을 내걸고 과감한 광고를 한 이 기업은 의류 무상 수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장 수선 서비스인 '원 웨어(Worn Wear)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이동식 수선 차량 또는 특정 장소에서 헌 옷을 수선해주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은 부분적으로 무료 수선을 받을 수 있고, 조건에 따라 일부 비용이 발생한다. 헌 옷을 수선해 최대한 오래 입는 것도 지구를 살리는 길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이러한 방법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
이는 '책임 있는 수선 프로그램'과 '재사용 문화'를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구체적인 프로그램으로 운영함으로써 친환경 아웃도어 기업 이미지를 굳혀 나가는 전략으로 읽힌다.
코오롱스포츠도 전문 수선센터를 통해 의류, 신발, 텐트 등 주요 아웃도어 제품의 복구 서비스를 제공하며 '오래 입는 브랜드'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수선·재사용·책임 A/S'를 통해 제품의 수명을 연장하는 구조를 제도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코오롱스포츠는 온라인·택배 접수 시스템을 운영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품질보증기간 내 제품상의 하자로 인한 수선은 무료다. 수선 비용은 OLO 멤버십 회원 여부 및 등급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골드·블랙·퍼플 등급은 전액 무료로, 블루·그린은 구매일 기준 2년 이내 제품은 2만원까지 무료로 해주는 식이다. 비회원은 품질보증기간(1년) 이내 제품은 1만원까지 무료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OLO 멤버십 포인트로 수선 비용을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OLO 포인트는 전국 OLO 포인트 가맹점 또는 코오롱 스포츠에서 상품 구입할 때 사용금액의 일정률을 적립 받아 현금처럼 사용 할 수 있는 멤버십 포인트다.
이처럼 제품 생애주기 연장에 초점을 두는 움직임은 소재 기업에서도 포착된다. 환경에 대한 책임과 기능성, 내구성을 모두 강화한 지속가능 제품군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것이다.
고어텍스 소재를 개발한 미국 기업 고어는 '개런티드 투 킵 유 드라이(GTKYD)'라는 품질보증 시스템을 뒀다. 이를 통해 사용 중 기능 이상이 발생할 경우 전문가가 직접 제품을 확인하고 수리·교환·보상을 유·무상으로 제공한다. 단순한 사후서비스를 넘어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까지 책임지는 브랜드라는 인식을 확산하는 전략이다.
한국에선 최근 서울 성수동에서 '오랫동안 지속되는 따뜻함'이라는 콘셉트로 팝업스토어를 열고 보온 재킷을 손쉽게 세탁할 수 있는 방법을 전파하기도 했다.
올바른 관리 습관이 지속가능성을 완성한다는 점에 주목해, 세탁을 통해 기능성 저해 요소를 제거하고 발수 기능을 되살리는 방법을 공유한 것.
고어코리아 관계자는 "지속가능성은 이제 단순한 소재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제품을 얼마나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는가, 그리고 소비자가 그것을 얼마나 쉽게 관리할 수 있는가가 브랜드 신뢰와 시장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고어의 경우, 올해 하반기까지 고어텍스 전 제품에 과불화화합물(PFAS)을 배제한 'ePE(확장 폴리에틸렌) 멤브레인' 소재를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PE 멤브레인은 기존 고어텍스의 방수·방풍·투습 성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환경 영향을 현저히 줄인 것이 특징이다.
또 라미네이트 공정에는 재활용 소재를 적용하고, 원액 염색·무염색 기법을 도입해 물 사용량도 절감하고 있다.
김수연 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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