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로 대표되는 강성 지지층을 기반으로 ‘자기 정치’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을 듣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이번엔 “딴지일보가 민심의 척도”라고 밝혀 또다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6일 제주도에서 열린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 워크숍에 참석해 “우리 민주당의 지지 성향을 봤을 때 딴지일보가 가장 바로미터”라며 “거기(딴지일보)의 흐름이 민심을 보는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딴지일보는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의 진행자 김어준씨가 1998년 창간한 인터넷 패러디 신문이자 정치 커뮤니티다. 김씨는 음모론에 근거한 가짜 뉴스로 사익을 추구한다는 비판을 듣는 인물이다. 시중에는 거대 여당을 이끌고 입법을 좌지우지하는 정청래 대표는 ‘여의도 대통령’이고, 정 대표 위에 있는 상왕(上王)은 김어준씨라는 말이 나돈지 오래다. 강성 팬덤층을 가진 김씨가 사실상 정 대표와 민주당을 쥐고 흔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김씨 방송에 출연하면 공천받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말이 나돌 정도며, 김씨가 방송에서 탄핵을 주문하면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모습도 보여졌다. 지난 6월 김씨가 기획한 콘서트엔 문재인 전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의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등 여권 지도자들이 총출동하기도 했다.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월 당대표 취임 이래 이재명 대통령과 검찰개혁, 재판중지법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모습을 보여왔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돕는 게 아니라 ‘자기 정치’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 대표의 딴지일보와 김어준 예찬은 차기 행보를 겨냥한 것이라는 얘기가 적지 않다. 당권 장악을 통해 대권에 도전, 성공했던 이재명 대통령의 길을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룰과 관련, 당 대표·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대 1 미만으로 했던 당규정을 개정해 투표권을 동일하게 부여하는 방향으로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하고 나선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했던 것처럼 대의원의 권한은 줄이고, 강성 지지층인 권리당원의 투표권을 높여 당권을 확고히 장악하려는 것 아닌가라는 시각이다. 이렇게 되면 정 대표로선 지방선거 공천권이 확고해지고, 대선 가도에 한발짝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일반 국민들의 정서나 생각과는 큰 차이가 있는 딴지일보가 민심의 척도라는 건 억지다. 정 대표의 발언은 거대 여당 대표의 인식으로는 너무 위험하다. 자신만이 옳다고 믿는 강성 지지층 주장에만 기댄 국정 운영을 지속할 경우 민주주의는 사망에 이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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