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빼곡히 쌓여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빼곡히 쌓여 있다. 연합뉴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17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는 한국 산업의 미래에 대한 깊은 우려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우리나라 10대 수출 주력업종의 매출액 1000대 기업(200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기업들은 앞으로 5년 뒤인 2030년에는 10대 업종 모두의 경쟁력이 중국보다 뒤처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는 반도체마저 중국에 추월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일반기계·이차전지·디스플레이·자동차부품 등 5개 업종에선 이미 중국의 경쟁력이 한국을 넘어섰다는 평가도 나왔다. 기업들은 미국에 비해서도 한국의 기업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이번 조사가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한 경고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한국 경제의 심장과도 같은 반도체까지 머지않아 중국이 따라잡을 것이라는 전망은, 국내 산업 전반에 심각한 구조적 위기가 드리워져 있음을 보여준다. 이렇게 ‘산업 긴급 경보’가 끊임없이 울리고 있건만, 한국은 여전히 규제의 사슬에 묶여 있다. 투자와 생산 확대를 가로막는 각종 인허가 규제, 노동 규제, 신산업 발목을 잡는 법적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들은 발을 뗄 수조차 없다. 여기에 고비용 구조와 인력난까지 겹치면서, 우리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중국은 정부 주도 지원 체계를 앞세워 특정 산업을 ‘전략적으로 키우는’ 방식으로 한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손 놓고 있다간 2030년 글로벌 산업지형에서 중국에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기게 될 처지가 됐다. 이제 필요한 것은 문제의식이 아니라 실행이다. 규제를 풀지 못하면 기업 혁신 속도는 늦어지고, 그 대가는 국가 경쟁력 약화다. 결단만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전략산업을 위한 장기적 로드맵을 재정비하면서 전면적인 규제 혁신에 나서야 한다.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시험하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할 수 있도록 인허가 절차를 정비하고, 불확실성을 키우는 모호한 규제는 구조적으로 손봐야 한다. 동시에 국가 전략산업에 대한 집중적 세제 지원과 글로벌 인재 유치 등 전방위적 대응이 뒤따라야 한다. 이것이 한국 경제가 살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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