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열풍에 힘입어 전력·전선업계의 연구개발(R&D) 투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일진전기만 정 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자칫 경쟁사들과 비교해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우려가 제기된다.

18일 일진전기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3분기 연구개발 비용은 단 45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55억원) 대비 22% 가량 줄어든 수치다.

회사의 연구개발 투자는 해가 지날수록 줄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감소 추세다. 지난 2023년 말 기준 회사는 108억원 규모의 연구개발 비용을 지출한 바 있다. 이는 전체 매출의 약 0.87%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준으로는 92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전체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0.59%로 떨어졌다.

반면 전선 시장에서 다른 경쟁사들의 경우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LS전선의 경우 지난해 전체 매출의 0.48%인 323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으며, 올해는 3분기 말 기준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0.52% 까지 끌어올렸다. 대한전선 역시 2023년 87억원, 지난해 116억원을 각각 투자한 이후 올해 3분기 110억원을 집행했다. 해당기간 전체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0.34%, 0.39%, 0.49%로 매년 증가 추세다.

이와 관련해 일진전기측은 다른 전선 기업의 경우 해저케이블 사업 관련 투자가 진행되고 있지만, 자사는 해당 사업을 영위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용이 낮다고 설명했다. 또 전선을 포함해 변압기 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회사의 계획에 따라 연구개발비를 집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국내 전력 시장에서 시장점유율(매출액 기준)은 LS전선이 1위, 대한전선이 2위, 일진전기가 4위다. 지난해 기준으로 LS전선이 48.75%로 가장 많고 이어 대한전선이 23.72%, 일진전기는 11.37%로 이들 기업을 뒤쫒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전력시장은 AI 데이터센터 수요중심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글로벌 전력 수요는 연평균 3.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친환경 설비 중심으로 북미 지역 등에서 수요가 늘고 있어 기업들이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전력 기업들의 연구개발 투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일진전기의 연구개발 투자는 오히려 역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일진 사옥 전경. 일진 제공
전력 기업들의 연구개발 투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일진전기의 연구개발 투자는 오히려 역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일진 사옥 전경. 일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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