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30여년간 중국 베이징 지역에서 활동해 온 직영 판매 법인을 청산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어 현지 판매 반등을 위한 새 판 짜기에 돌입했다. 이미 포화상태인 베이징에서 경쟁하는 것보다 광저우·상하이 등 경제 지구를 중심으로 시장 활로를 찾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2016년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한동안 부진했으며, 이후에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중국 자체 브랜드의 성장세에 고전 중이다.
하지만 중국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현대차는 판매 전략의 다변화를 기반으로 현지 반등을 모색한다는전략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자동차 시장의 30%가량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 전기차 판매의 50% 이상이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 자체 브랜드의 비중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9월 중국 판매법인인 베이징경현을 청산했다. 베이징경현 판매법인은 현대차의 완전 자회사인 베이징정비법인(BJMSS)이 지분을 100% 소유해 왔다.
베이징경현은 1994년 설립돼 베이징 지역 판매를 담당해왔다. 특히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가 들어선 룽화구에 위치해 주요 IT산업단지와 베이징대, 칭화대 등 핵심 수요처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쳐왔다.
하지만 베이징 지역의 수요가 감소하고, 현대차 역시 베이징 내에서 입지가 예년 같지 않아지면서, 판매 마케팅 채널도 변화를 주기로 결정했다. 앞서 현대차는 중국서 5개 공장을 운영해오다 2016년 사드 이후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2021년엔 베이징1공장을 폐쇄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현재 베이징 2·3공장과 창저우공장 등 중국서 3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충칭공장은 작년 매각했으며, 창저우공장도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는 중국 공장을 내수 판매와 함께 수출 기지로의 활용성을 높여가고 있다. 한 예로 국내서 판매되는 쏘나타 택시는 중국서 생산해 한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년 말부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도 북미와 중국서 양산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BHMC)은 올 1~10월 누적 중국 내수 판매량이 10만3500대로 2023년 동기(19만2000대)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중국 공장의 수출 실적은 같은 기간 445대에서 5만5000여대로 대폭 늘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영효율화와 채널 최적화, 합리화를 위해 판매서비스 채널 재정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베이징 지역 판매 마케팅에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대신, 경제·무역의 중심지인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의 지역에서 판매 전략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고급차브랜드들도 비슷한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제네시스 판매 법인도 중국 상하이에 둥지를 트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2023년 광저우에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생산기지인 'HTWO 광저우'를 준공했고, 작년엔 상하이에 첨단기술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등 연구개발 기지로도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판매 전략에서는 중국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만큼 전동화에 초점을 맞춘다. 이달 초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에서는 전략 순수 전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인 일렉시오(현지명 EO)를 공개했으며, 내년에는 소형 전기 세단을 선보일 예정이다. 두 모델 모두 중국 현지서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2027년까지 현지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한다는 목표로, 2030년까지 중국서 소형(C급) 플랫폼 모델을 중심으로 11만대 이상의 판매 계획을 세웠다.
중국 합작법인은 최근 총경리에 리펑강 전 FAW-폭스바겐 부총경리를 임명하며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베이징현대 총경리에 현지인이 선임된 것은 법인 설립 23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 합작법인에 대한 현대차의 올 3분기 누적 지분법손실은 583억원으로 작년 동기(-94억원)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합작법인 지분은 현대차와 베이징차동차가 각 50%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 판매 회복을 위해 볼륨 차종의 경쟁력 제고와 정책 맞춤형 판촉 전략을 추진 중"이라며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세계를 향해' 전략 기반으로 적극적인 현지화 노력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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