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항소 포기’ 경위 설명 요청 검사장 인사조처 검토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사태를 둘러싼 검찰 내부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법무부가 경위 설명을 요구한 검사장 전원을 평검사 보직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법무부는 강등이 아니라 보직 변경이라고 선을 긋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입막음용 징계’라는 비판이 거세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결정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전국 18명의 검사장을 대검검사급(고검장·검사장급) 보직이 아닌 평검사급 자리로 전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검사장 20명 가운데 김태훈·임은정 검사장을 제외한 사실상 ‘전원 교체’ 수준이다. 이들은 입장문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법무부는 이를 ‘직급 강등’으로 보는 시각을 일축하고 있다. 검찰청법은 검사의 직급을 ‘검찰총장’과 ‘검사’ 두 종류로만 규정한다. 검사장·고검장은 직급이 아니라 ‘보직’일 뿐이기 때문에 평검사 보직으로의 전보는 강등이나 징계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2007년 권태호 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이 평검사로 전보된 뒤 직급 강등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직급 개념이 아니라 보직 변경이라며 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법무부는 검사장급 보직이 관례적으로 유지돼 온 것일 뿐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법무부가 지난 9월 입법예고한 ‘대검찰청 검사급 이상 보직 범위 개정령안’도 시행되지 않은 만큼 현재 규정과 충돌되는 부분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검찰 내부 분위기는 다르다. 대검 지휘부에 연판장 형태로 경위 설명을 요구한 검사들을 대상으로 징계와 감찰, 일부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까지 검토되는 상황에서 전보 논의까지 나오자 ‘입막음 보복 인사’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법무부가 사실상 ‘검사장 직급 체계’를 뒤흔들 경우 검찰 조직 운영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검사장급 이상 보직은 사실상 검찰 조직의 지휘·감독 체계의 틀인데, 90% 이상을 대규모 전보한다면 조직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검찰 안팎에서는 조직 내부의 의견 교환이나 지휘부를 향한 문제 제기를 ‘항명’으로 규정해 징계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언론에 “검사들의 입장문은 통상적인 업무 처리와 맞지 않는 의사결정에 대해 지휘부에 경위 설명을 요청한 것뿐”이라며 “이마저도 항명 또는 단체행동으로 처벌한다면 이는 위에서 시키는 일은 전부 토 달지 말고 하라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안소현 기자(ashright@dt.co.kr)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2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