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여신전문회사 46개 불공정약관 금융위에 시정요청

제휴사의 사정 등 예측 곤란한 사유로 신용카드의 부가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중단·제한하는 조항이 시정될 전망이다. 체크카드 등 금융상품의 비대면 계약 시 소송이 발생하면 금융소비자나 사업자 주소지 관할 지방법원으로 규정한 조항도 손 보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신용카드사, 리스·할부금융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 약관 총 1668개를 심사한 결과 9개 유형 46개 조항의 불공정약관을 적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공정위는 금융위원회에 해당 약관에 대한 시정을 요청했다. 불공정약관 중 고객이 예측하기 곤란한 사유를 들어 사업자 측이 신용카드의 부가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중단·제한하도록 한 조항이 문제로 지적됐다.

제휴사나 가맹점의 사정만으로 서비스를 제한하거나 적립이나 할인 혜택을 중단할 수 있도록 한 조항 등이다. 예컨대, 한 카드사의 상품서비스 약관에는 '제휴사의 사정에 따라 원하는 날짜에 이용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사업자가 상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변경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고객에는 부당하게 불리하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재판 관할 합의 조항도 대표적인 불공정 약관 유형으로 꼽혔다.

지난 2023년 7월 개정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은 금융기관에 비해 소송수행 능력이 열악한 금융소비자의 원활한 권리구제를 위해 금융상품의 비대면 계약과 관련된 소의 전속관할을 금융소비자의 주소지 관할 지방법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카드사의 체크카드 개인회원 약관에는 '이 약관에 따른 거래에 관한 소송은 회원의 주소지, 카드사의 본점 또는 영업소 소재지를 관할하는 법원으로 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공정위는 소비자가 제소나 소송 대응에 큰 불편을 느껴 권리구제 자체를 포기할 우려가 있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해외 결제 때 비자나 마스터 등 해외 카드사가 국내 카드사에 부과하는 '국제브랜드 수수료'가 국제브랜드사의 정책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내용의 약관도 지적됐다.

이 수수료는 청구 금액에 포함되기 때문에 소비자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약관에 따라 소비자가 예측하지 못한 수수료율을 적용받을 우려가 있다.

공정위는 소비자가 국제브랜드 수수료 변경을 개별적으로 통지해 제때 알 수 있도록 소비자의 절차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봤다.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시정요청을 통해 국민의 소비생활과 밀접한 신용카드 약관 등이 시정돼, 금융소비자 및 기업고객들이 불공정 약관으로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사업자들에게 문제된 약관의 시정조치를 취한 후 개정 시까지 통상 3개월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세종=원승일 기자 won@dt.co.kr

공정거래위원회. [디지털타임스 DB]
공정거래위원회. [디지털타임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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