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손보사, 누적 車 보험 손익 952억원 적자
3분기 기준 대형 손보사 모두 손실을 기록
삼성화재, 보험료 인상 검토…물가 영향은 부담
올해 손해율이 치솟으며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 보험손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를 메우기 위해 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형 손보사 4곳(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의 올해 3분기 누적 자동차 보험손익은 95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DB손보가 218억원의 이익을 낸 가운데 △삼성화재 -341억원 △현대해상 -387억원 △KB손보 -44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흑자를 낸 DB손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7.9% 감소한 수준이다.
3분기 기준으로는 대형 손보사 4곳 모두 자동차 보험손익이 뒷걸음질 쳤다. △삼성화재 -648억원 △DB손보 -558억원 △현대해상 -553억원 △ KB손보 -527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적자는 예견된 결과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대형 손보사 4곳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4개사 단순 평균 기준)은 85.4%로 전년 동기 대비 4.3%포인트(p) 상승했다.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3월을 제외한 모든 달에 80%를 넘겼다. 7월에는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92.1%까지 치솟았다. 9월에도 추석 연휴로 인해 차량 운행량이 증가하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를 넘겼다.
업계에서는 통상 손해율 80%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올해 적자 구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 비율(16.3%)을 더한 누적 합산 비율은 101.7%로 손실 분기점(100%)을 넘어 적자 상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통 연말에 빙판길, 차 고장 등의 여파로 치솟는다. 올해 누적 손해율은 87~88%, 합산 비율은 103∼104%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자동차보험 적자가 심화하면서 보험료 인상 카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자동차 보험료는 △2022년 1.2∼1.4%p △2023년 2.0∼2.1%p △2024년 2.5∼2.8%p △2025년 0.6∼1%p로 4년 연속 인하됐다.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소비자물가지수 산정 항목에 포함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 보험료율을 산정할 때 금융당국과 협의를 거친다. 4년 동안 금융당국의 상생 기조에 따라 인하했다. 지난해에는 자동차 보험료 인상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물가 상승 압력 등의 이유로 인하됐다.
자동차 보험료가 내려간 사이 부품·수리비가 오르고 경상 환자(상해 등급 12~14급) 과잉 진료 문제 등 구조적인 문제까지 겹치면서 손해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정부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지만 반발에 부딪히는 상황이다.
구조적 문제 해결이 어려워지면서 자동차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는 지난 13일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이 내용을 공식화했다. 권영집 삼성화재 자동차보험전략팀장은 "최근 4년간 요율을 계속 내려왔는데 이 부분이 관건"이라면서 "현재 합산비율을 고려할 때 내년 보험료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에서 물가 안정을 핵심 기조로 내세우는 상황에서 보험료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위기도 감지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을 보면 자동차보험 시장이 구조적으로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손보업계 전반적으로 자동차보험 쪽에서는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단순히 3분기뿐만 아니라 4분기까지도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작년에도 손해율 등을 고려했을 때 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끝내 보험료가 인하됐다"면서 "올해는 상황이 더 악화했다. 숫자를 보더라도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이 맞지만 물가 산정 항목에 포함되기 때문에 (보험료 인상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정서 기자 emoti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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