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로 지글리아니 에이팩스 매니징파트너
국내 일반 투자자에게는 생소하지만, 800억달러를 모집·결성한 글로벌 사모펀드가 있다. 이들이 전통적으로 주목해 온 분야 중 하나는 디지털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인공지능(AI)으로 이어진 디지털 분야 생태계에서 새로운 기업을 발굴하고, 성장을 돕는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디지털 산업구조에서 투자자의 손실은 어느정도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마르셀로 지글리아니(사진) 에이팩스 매니징파트너는 그동안 디지털 관련 기업의 투자 성공률이 매우 높았다고 자신했다.
그는 “에이팩스 디지털의 성공률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투자의 세 단계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새로운 회사들의 시작을 도와주는 벤처캐피탈, 그 다음은 성장형 사모펀드, 마지막은 경영권 인수 단계죠. 저는 중간 단계인 성장형 사모펀드 투자자입니다.”
“성장형 사모펀드(Growth Equity) 회사는 생각보다 많은 실패를 겪지 않습니다. 이미 기업의 퀄리티가 높기 때문이죠. 저희는 철저한 분석 덕분에 훌륭한 회사들에 다수 투자했고, 전반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핵심 부문 손실률은 0%에 가깝습니다.”
마르셀로 지글리아니는 1999년 에이팩스에 입사한 이후 26년간 디지털 분야에만 투자해 왔다. 이후 에이팩스 디지털 설립자로 참여하는 등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4~5살 때 아버지가 사주신 ‘아타리 2600’ 게임기가 디지털에 관심을 가진 첫 계기였어요. 그때 기술을 사랑하게 됐고, 이후 계속 깊이 파고들었습니다.”
첫 관심이 게임기였다면, 디지털 기업에 투자하는 직업을 가진 계기는 인터넷이었다. 하버드에서 MBA 학위를 받고, 보스턴 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받은 그는 주변 사람들이 인터넷 세계로 향하는 모습을 보며 결심을 굳혔다.
“대학을 졸업한 뒤 컨설팅 회사에 다닐 때 ‘닷컴 붐’이 일어났어요. 이번엔 인터넷 세상에 깊이 빠졌죠. 동료들이 컨설팅을 떠나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모습을 봤고, 저는 회사를 시작하는 대신 벤처 캐피털을 통해 떠오르는 인터넷 기업에 투자하고 싶다고 결심했습니다.”
지금은 메타메트릭스, 솔리타, 와이즈라인 등 AI 시대 대표 기업들의 이사회 일원이 된 그에게 기억에 남는 투자 기업들을 묻자 그들의 기술력을 더 강조했다.
기존 은행과 경쟁하는 영국의 소프트웨어 핀테크 기업인 클리어뱅크, 복잡한 미국의 신차 구매 등록 절차를 기술력으로 자동화한 DLRdmv 등 혁신적인 기업들의 이름이 곧바로 나왔다. 세계적으로 유행한 게임 캔디크러시 역시 그의 투자 이후 회사가 급성장했다.
펀드의 수익률 역시 뛰어나다. 그는 “저희 펀드의 목표는 이들 회사들이 더 멀리, 더 빨리 가도록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높은 수익률의 이유를 묻자 냉철한 투자자의 입장으로 돌아왔다. 기술력과 함께 다양한 성장 지표를 분석한다고 했다. 최소 2000만달러의 매출과 연간 성장률 30% 이상, 반복적인 수익흐름, 높은 매출 총이익률 등 다양한 가치 창출 요소를 갖춘 회사를 찾는다고 했다.
“경쟁사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데이터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더 높은 품질의 상품 제공 능력과 경쟁 우위를 구축할 수 있는 능력, 경쟁사보다 더 효율적인 재무구조, 시기에 관계 없이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 강력한 경영진도 필수죠.”
아직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 사례는 없지만 혁신 관점, 특히 기술 내의 특정 분야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또 국내 기관 투자자의 ‘기술투자’ 안목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한국 투자자들은 투자에 대해 신중할뿐 아니라 기술에 대해서도 매우 정교합니다. 삼성전자부터 자동차, 방산 등에 있어 기술 강국이고, 비즈니스 생태계의 여러 부분에 기술이 침투해 있죠. 그래서 기술 투자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고, 에이팩스의 투자 방식에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김남석 기자(kns@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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