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공동 설명자료(팩트시트)·양해각서(MOU) 도출 후 공방 계속
與 “‘을사년 떠올릴 정도’ 불평등에서 국익 지킨 실용외교…방어장치 확보”
“백지시트, 대장동 때문에 준비했냐”던 野 “국회 비준 필요, 검증 생략말라”
한미 관세·안보 협상이 양국의 조인트 팩트시트와 양해각서(MOU) 도출로 진전을 보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협상이었다며 대통령실을 적극 엄호했다. “백지시트”로 평가절하하던 국민의힘은 3500억달러 대미투자 현금소요 등에 따른 국회 비준동의 요구를 재차 꺼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6일 국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미관세 안보협상 팩트시트가 최종 마무리되고 양국이 양해각서에 (통상장관)서명까지 완료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협상이었다. 다시 한 번 협상단의 노고에 고마움을 전한다”며 “이번 한미 공동 팩트시트에서 특별히 평가받아야 하고 주목해야 할 협상 내용은 안보 분야 협력 강화, 한국의 대미투자 관련 방어장치 확보”라고 피력했다.
그는 “미국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고 연료 조달방안을 포함한 요건들을 진전시키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명시했다”며 “관련해 미국은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8월에도 협의됐던 부분”이라고 전했다. 또 “미국 군함의 국내 건조 가능성을 열어둔 부분”에서 “조선업 협력의 거대한 물꼬를 텄다”고 했다.
아울러 “대미 투자 관련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확보한 방어장치는 연간 투자상한 설정 그리고 시장불안정 시 투자조정 요청을 열어둔 부분”이라며 일본에겐 없던 성과로 꼽았다. 이외에도 “조선업 1500억달러 투자가 별도 명시됐다”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 232조 관세율이 15%를 초과하지 않도록 상한을 두고 반도체 관련해선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부여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짚었다.
민주당은 이날 백승아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서도 “한미 관세·안보 협상 팩트시트는 이재명 정부가 초반 미국 측의 과도한 요구를 정면에서 조율하며 국익을 지켜낸 실용외교의 결실”이라며 “대통령실이 ‘을사년이 떠오를 만큼 불평등했다’고 밝힌 초기안은 한국산업과 주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수준이었지만 정부는 끝까지 물러서지 않고 감내 가능한 최선의 합의를 확보했다”고 성과를 자평했다.
또 “지난 4월 한덕수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은 미국의 관세 부과 문제에 ‘맞서 싸우지 않겠다’, ‘한국 산업·금융·문화·성장과 부 대부분은 미국 덕분’이라고 사실상 백기투항했다”며 “이런 태도면 진정한 의미의 ‘을사늑약’에 가까운 결과가 됐을 것이다”면서 “국민도 정부의 관세협상 결과에 박수를 보내주고 계신데 국민의힘만 ‘백지시트’라며 진실을 외면하고 관세협상 잘못했다는 주문을 건다”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 논평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미국의 요구대로 3500억달러 대미 투자에 동의했다면 내가 탄핵당했을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면서 “정부는 3500억달러 중 2000억달러 현금 부담해야 한단 점, 연 200억달러의 조달 방식, 외환보유 훼손 우려, 투자손실 발생 시의 안전장치 등 핵심 사항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투명한 정보 공개를 촉구했다.
이어 “연간 200억달러(상한)는 한국은행 외화 운용수익 12조8000억원의 2배가 넘는 규모로 조달 과정에서 재정·외환시장에 부담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있다. 결국 국채 발행이나 추가 차입 등 국가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이 대통령이 ‘9월 한미 통화스와프도 없이 3500억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하면 한국은 IMF를 마주할 것’이라고 말한 상황과 지금은 뭐가 다르냐”고 캐물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군사·농산물·반도체 등 핵심 분야에서도 상황은 같다. 미국산 무기 구매 약속, 농산물 시장 개방 가능성, 반도체 산업에 대한 미국의 판단권 강화 등은 모두 국민이 감당해야 할 비용과 위험”이라며 “여기에 철강 관세는 50%가 유지되고 있고, 핵잠수함 건조 역시 시기·장소·연료 공급 방안 등 핵심 사항이 명확하지 않아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불확실성 우려를 내세웠다.
특히 “이번 한미 MOU는 ‘투자 선정 통보 후 45일 내 달러 자금을 입금해야 하고, 미조달 시 관세가 부과되며, 미국 산업 지원까지 포함’한 사실상 조약 수준의 경제적 구속”이라며 “이는 헌법 제60조가 규정한 ‘중요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에 해당하는 만큼 국회 비준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정부는 ‘비 구속적 협정’이라 설명하며 국회 검증을 생략하려 하고 있다”면서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장동혁 당대표는 14일 경기 성남시에서 진행한 ‘대장동 개발비리 항소 포기 규탄 현장간담회’에서 “팩트시트가 아닌, 알맹이 없는 백지시트”라며 “대장동 의혹을 덮기 위해 급박하게 준비했단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민수 최고위원도 전날(15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팩트시트 까보니 백지시트, 굴종세트였다. 구체적 내용 하나 없다”며 대장동 재판에 정신팔려서 대충 버무린 결과라고 규정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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