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경쟁력 순위’ 9계단 뚝
올해 한국의 디지털 경쟁력이 크게 하락했다는 경보가 울렸다. 규제로 민첩성·유연성이 떨어졌고 인공지능(AI) 인재 확보전에서도 앞서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전 세계 69개국 대상으로 평가한 ‘세계 디지털 경쟁력 순위(WDCR) 2025’ 보고서에서 한국은 전년 6위에서 9계단 추락해 15위를 기록했다. 기존 10위권 내 국가 중 최대 낙폭으로, 4년 만에 다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해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싱가포르에 이어 2위, 인구 2000만명 이상 30개국 중에선 미국 다음 2위였다. 하지만 올해는 전체 순위에서 홍콩(4위), 대만(10위), 중국(12위)에게도 추월당했다. 한국과 달리 캐나다(7위)는 6계단 뛰어올라 대비를 이뤘다.
WDCR은 △신기술 이해·개발에 필요한 ‘지식’ △디지털전환(DX)을 가능케 하는 전반적 환경의 ‘기술’ △국가 DX 준비 수준인 ‘미래준비도’의 3가지 핵심 분야, 이에 따른 총 9가지 구성요소, 이들을 뒷받침하는 여러 하위지표로 구성된다. 한국의 경우 핵심 분야 중 지식(8위)은 순위를 유지했으나 기술(14→30위)과 미래준비도(3→15위)에서 급격한 하락을 보였다.
그나마 자리를 지킨 지식 분야 또한 해당 구성요소 중 인재(19→49위) 순위는 30계단이나 미끄러졌으며, 나머지 구성요소인 교육·훈련(5→7위)과 과학 관련 집중도(4→1위)가 이를 보완한 형국이다. 구체적으로 하위지표 중엔 국제경험(58위), 디지털·기술적 스킬(59위), 외국인 고숙련 인력(61)이 약점으로 지목됐다.
특히 기술 분야에선 3가지 구성요소 중 규제여건(18→38위)의 순위가 가장 뒤처졌고, 자본(17→27위)과 기술여건(9→15위)도 마찬가지로 하락했다. 보고서에선 약점으로 이민법(54→63위)만 표시했으나 기술개발·적용(43→55위), 지식재산권(31→52위), 기술개발투자(33→49위), 금융서비스(53→55위), 벤처캐피털(38→46위), 보안인터넷서버(43→42위) 등은 69개국 중 중간도 못 갔다. 법제화된 AI정책(5→32위)에 대한 평가가 떨어진 점도 눈에 띈다.
국가 전반의 역량을 가늠하는 미래준비도 분야에선 구성요소 중 신기술 적응도(6→5위)는 다소 상승했으나 비즈니스 민첩성(2→14위), 정보기술(IT) 통합(6→20위)은 나란히 상위권에서 멀어졌다. 하위지표 중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한 것은 민관 파트너십(33→59위)이고, 현 세태를 반영하듯 사이버보안(20→40위) 순위도 낙폭이 컸다. 또 기업 민첩성(9→37위), 기회·위협 대응력(17→52위), 지식전달(25→40위), 빅데이터·분석(21→37위) 등 여러 지표에서 퇴보했다.
앞서 영국 시장조사업체 토터스인텔리전스의 ‘글로벌 AI 인덱스 2024’에서 한국은 종합 6위에 올랐지만 AI 관련 규제와 사회적 여론 등 운영환경 부문에선 전년보다 24단계나 하락한 35위에 그친 바 있다. 또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가 발간한 ‘AI 인덱스 2025’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인구 10만명당 AI인재 3.6명이 빠져나가면서 주요 AI인재 유출국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조성배 연세대 컴퓨터과학 교수는 “지난 1년동안 다소 어수선한 상황이 있었어도 한국이 AI 중심으로 나름 잘 준비한다고 여겼는데 다소 충격적인 결과”라며 “AI 인재 양성과 유입을 위해서도 획기적인 정책을 펼치는 등 온힘을 다해야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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