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주주총회 개최 시기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국내 상장사 대부분이 특정 며칠 동안 주총을 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3월 주주총회를 연 12월 결산 상장사 2583개사 공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들 상장사의 96.4%가 3월 20일부터 31일 사이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황현영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정부정책 일환으로 자발적 주주총회 분산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만, 여전히 특정 3일에 60% 이상의 상장사가 주총을 개최하고 있다"며 "여타 주요 선진국과 대비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 중 74개가 12월 결산법인이지만, 주주총회는 연중으로 분산돼 있다.
주총에서 다뤄지는 의안을 주주가 검토할 수 있는 시간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가 가장 짧은 편에 속했다.
주주총회 소집통지일은 개최 2주 전까지인데다, 회사의 재무상태나 이사 보수 세부내역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사업보고서와 외부감사인 감사보고서는 주총 1주일 전까지만 공시하면 된다.
황 연구위원은 "OECD 회원국 중 사전통지 기간이 22일 이상인 국가가 39%, 15~21일 21%, 15일 미만은 한국을 포함해 10%에 불과하다"며 "한국과 같은 구간에 있는 일본은 14일 전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가 함께 제공되는 만큼 우리나라가 가장 짧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총 개최일이 특정 시기에 집중되고, 안건 관련 통지와 공시 기간이 짧아지면서 주주들이 안건을 충분히 검토하기 어렵고, 이에 제 목소리를 내기가 사실상 쉽지 않다.
이에 정부도 분산 개최를 유도하고 있지만, 인센티브와 강제성 부족 등으로 기업의 참여는 미미한 상황이다.
황 연구위원은 "주총 개최일이 집중된 상황에서 소집통보 및 사업보고서 공시가 늦다는건 1주일 안에 수백개의 회사를 분석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주총 개최일을 강제 분산할 수 없다면 우리도 일본 사례를 참고해 주주총회 소집통지 또는 전자공시 기한을 연장하는 제도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또 결산일과 배당기준일, 의결권 기준일을 동일하게 설정하는 관행으로 배당금 규모를 알지 못한 채 투자하는 '깜깜이 배당' 문제를 막기 위해 주주총회 이후 배당기준일을 설정하고, 이사 보수 승인 절차를 실질적으로 개선해 주주들이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제도적 개선은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시장 평가 개선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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