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가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내년부터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양산을 목표로 신규 설비 투자를 추진한다. ‘탈중국’ 공급망의 현실적 대안이자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게임체인저로 도약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최근 LFP 양극재 전담 법인 ‘㈜엘앤에프플러스’ 설립을 완료했다고 16일 밝혔다. 약 3382억원을 투자해 연 6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 8월 착공에 돌입했으며 내년 상반기 준공과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건설 중에 있다.
현재는 연간 100톤 규모의 파일럿 라인에서 제품을 출하해 고객사에 납품 중이다. 다수의 고객사 최종 테스트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 하반기 연 3만톤 규모의 양산을 시작으로 2027년 6만톤 양산, 이어서 시장 수요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엘앤에프 LFP 양극재의 강점은 고밀도 기술력이다. 일반 LFP가 2.2~2.4g/cc 수준인 반면 엘앤에프는 2.6g/cc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내년에는 2.7g/cc급 초고밀도 제품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입자 미세화와 전구체 합성 최적화, 탄소 코팅 균일화 등의 기술로 에너지 밀도를 15~20% 높였다. 삼원계 미드니켈 제품 수준의 효율을 유지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LFP 양극재를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글로벌 전기차용 LFP 양극재 적재량은 90만 2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7% 급증했다. 삼원계(NCM)를 제치고 전체 양극재 시장 점유율 약 59%를 기록하며 시장 내 영향력이 지속 확대되고 있다.
이는 중저가 전기차 보급 가속화와 가격 민감도 확대로 인한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다. 전기차 보조금 축소로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는 중저가 전기차시장은 물론 긴 수명과 높은 안전성 덕분에 인공지능(AI) 인프라의 핵심으로 부상한 ESS 시장에서도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미국 ESS 시장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세액공제 유지와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힘입어 고성장이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BNEF에 따르면 2030년까지 485GWh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배터리에 관세를 부과하고 보조금 지급을 제한하면서 IRA 규제를 충족하는 한국산 배터리에 대한 수요는 더욱 급증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LFP 양극재 생산의 약 90% 이상은 중국에 집중돼 있는 만큼 검증된 품질의 프리미엄 LFP 양극재 확보가 글로벌 완성차들의 핵심 과제다.
엘앤에프는 시장 선점 기반을 마련한 상황이다. 지난 5월 국내 주요 배터리 셀 제조업체와 LFP 배터리 공급 활성화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7월에는 SK온과 북미 지역 LFP 배터리용 양극재 공급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LFP 신규 사업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도 진행했다. 지난 9월 진행된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일반공모에는 모집금액 2000억원 대비 총 10조3362억원의 청약자금이 몰리며 51.8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내 BW 공모 역사상 최대 청약대금이다. 조달된 총 3000억원 중 약 2000억원은 LFP 신규 사업에 전액 투입된다.
권혁원 엘앤에프 공정개발연구소장은 “LFP 국산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국내 유일 양산 체계를 기반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새로운 중심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park27@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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