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법 [연합뉴스]
서울서부지법 [연합뉴스]

온라인게임 불법 서버 운영을 위해 북한 해커와 접촉하고, 수천만원을 건넨 혐의로 A씨(39)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반정우 부장판사)는 전날 A 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검사와 A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A씨에게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4~2015년 중국 메신저 QQ를 통해 북한 해커 ‘에릭’(북한 이름 오성혁)과 수차례 접촉했고, 게임 사설 서버 운영을 위해 보안 프로그램을 무력화할 핵심 해킹 프로그램을 제공받은 대가로 돈을 송금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A씨가 북한 해커에게 송금한 약 2380만 원이 조선노동당 산하 조직을 통해 북한 정권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MMORPG 게임 ‘리니지’의 불법 사설 서버를 운영하던 중, 게임사의 보안체계 강화로 접속이 어려워지자 해결책을 찾던 중 중국 메신저를 통해 ‘에릭’과 연결됐고, 보안 우회 기술을 얻기 위해 직접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에릭’은 조선노동당 39호실 산하 무역회사인 조선릉라도무역총회사 소속 릉라도 정보센터 개발팀장으로, 디도스 공격 등 사이버 테러 기능을 가진 인물로 파악됐다. 정보센터 본사는 평양에 있으며 중국 항저우, 단둥, 연길 등에 지사를 두고 있다. 무역회사인 것처럼 위장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불법 소프트웨어를 제작·유통하며 북한의 외화벌이 창구 역할을 하는 곳으로 파악됐다.

A씨는 에릭한테서 ‘접속기 프로그램’의 핵심 실행파일인 ‘변조된 S파일’을 제공받고, 대가로 중국 공상은행 계좌를 통해 약 2380만 원을 송금했다. 해당 파일은 정식 게임 서버의 보안을 우회해 불법 사설 서버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었다.

검찰 수사 결과 A씨는 에릭이 북한 기관 소속의 고위급 개발자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연락을 이어갔으며, 금전 거래를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디도스 공격 등에 악용될 수 있는 불법 프로그램을 제작·판매해 북한 통치자금을 마련하는 북한의 구성원과 교류하고 금품을 제공했다”며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고 사회에 미치는 위험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체제나 사상에 적극적으로 동조해 범행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나, 국가나 사회에 대한 위험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파일을 썼다”고 말했다. 다만, A씨가 잘못을 인정하고, 자수해 잘못을 바로잡고자 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한편, A씨는 유명 애슬레저(일상 운동복) 브랜드의 전직 임원으로 알려졌다. 해당 업체는 이에 대해 “오래전 회사를 인수해 그분의 지분은 아예 없는 상황”이라며 “해당 인물이 맞는지 여부는 저희로서도 확인할 길이 없다”고 했다.

박양수 기자(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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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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