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지원실 내 M&A팀 신설

하만 인수 안중현에 지휘봉

삼성전자 순현금 92조 보유

AI·미래 모빌리티 주목할듯

이재용 회장,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참석
[연합뉴스]
이재용 회장,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참석 [연합뉴스]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회장이 드디어 공격 경영을 위한 모든 준비를 사실상 마쳤다. 지난주 개편한 삼성 전자사업의 컨트롤타워 격인 사업지원실 내에 인수합병(M&A)팀을 신설하고, 2017년 하만 인수(당시 약 9조원)를 성사시킨 공채 출신 안중현(62) 사장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올 들어 이미 조 단위의 M&A를 성사시킨 이 회장은 100조원에 이르는 실탄을 바탕으로 하만을 능가하는 ‘초대형 빅딜’을 조만간 성사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아직 글로벌 인공지능(AI) 전쟁에서 ‘삼성 다운’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대형 M&A로 이를 단숨에 극복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 회장이 ‘15만전자’ 돌파를 위해 반도체 사업으로 글로벌 삼성을 만든 이건희 선대회장을 뛰어넘는 ‘승어부’(勝於父·아버지보다 나음)의 성과를 보여줄 지 주목된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사업지원실 내에 M&A팀을 신설하고, 안 사장에게 리더를 맡겼다. 그는 기존 사업지원TF에서도 M&A 관련 업무를 맡아왔고, 하만 인수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와중에 사업지원실이 정식 부서로 개편되고 M&A팀이 별도로 꾸려지면서 안 사장의 역할은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M&A 전문가로 잘 알려진 안 사장은 1963년 생으로 사업지원실을 총괄하는 박학규 사장(61)보다 한 살이 더 많다.

사장단 중에서도 안 사장은 비교적 연배가 높은 편에 속한다. 최근 재계 전반에 세대교체 바람이 부는 와중에 안 사장을 중용한 것은 이 회장이 그를 얼마나 신뢰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안 사장은 1986년 삼성전자 반도체에 입사한 정통 ‘삼성맨’으로 2015년부터 미래전략실, 사업지원TF에 근무하며 회사 전반의 상황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2016년 회사 프린팅솔루션 사업 매각 사업을 진행했으며, 2014년 삼성이 추진한 한화와의 ‘빅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실탄은 충분하다. 삼성전자의 순현금은 지난 9월말 기준 92조원으로 3월말 대비 5조원 늘었다. 순현금은 단기금융상품 등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에서 차입금을 뺀 계정을 말한다.

하만 인수 이후 수 년간 조용했던 삼성전자의 M&A 시계는 다시 빨라지고 있다. 올 초 레인보우로보틱스 완전 자회사 편입을 시작으로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3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 유럽 최대 냉난방공조(HVAC) 업체인 독일 플랙트 15억유로(약 2조4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AI 반도체와, 피지컬AI 등 분야에서 M&A를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가운데 미래 제조 혁신을 예고하는 피지컬AI의 경우 전 세계에서 기술력을 과시한 기업들이 많은 반면,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기업도 사실상 전무해 잠재적인 M&A 후보군이 많다는 게 중론이다.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등에 비해 삼성전자가 아직까지 로봇 사업에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점도 이런 추측에 무게를 싣는다. 올해 인수한 레인보우로보틱스가 휴머노이드 부문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글로벌 기업들에 견줄 정도의 규모는 아니다.

재계에서는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 이 회장이 반도체에 이은 다음 성장동력으로 AI와 미래 모빌리티 등에 주목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반도체 회복과 AI 선점을 양대 축으로, 적극적인 투자와 M&A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글로벌 초격차 유지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포석이라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방한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 벤츠 회장과 만찬을 하고 미래 전장 사업에 대하 협업을 모색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주 중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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