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소홀하면 ‘ESG 스완’ 초래… 대형 디지털리스크 현실화될 것
ESG, 기업 경영 패러다임 ‘빨리빨리즘’에서 장기 안목으로 바꿔
李정부 상법 개정 옳은 방향… 진화한 ESG ‘코스피 오천피’ 열 것
ESG 대응은 미래 위한 투자… 산업 경쟁력 높이고 새 시장 개척
‘ESG 선순환 사이클’ 만들어야 비즈니스 전략과 ESG 통합 가능
[]에게 고견을 듣는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지금은 AX(인공지능 전환)와 GX(그린 친환경 전환)로의 패러다임 시프트 시대입니다. 대전환의 시기 ESG가 이를 주도할 것입니다.”
13일 서울 서대문구 디지털타임스 사무실에서 만난 류영재(65)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지금이 AX와 GX로 가는 골든 타임이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류 대표는 특히 인공지능(AI)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해킹이나 개인정보 유출 같은 디지털리스크가 증대하고 있다며 그동안 환경(E) 중심이었던 ESG도 사회(S)와 지배구조(G)로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이든 공공기관이든 디지털리스크에 잘못 대응할 경우 주식시장의 ‘블랙 스완’처럼 예기치 않은 대형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ESG 스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상법 개정은 소수주주 보호를 위해 옳은 방향이라면서 지배구조 외에 환경과 사회를 아우르는 ESG만이 ‘코스피 오천피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SG가 단기에 치중했던 경영과 투자의 ‘타임 호라이즌’(Time Horizon·시간의 지평선)을 장기 롱터미즘(long-termism)으로 바꾸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의 경영 패러다임도 ‘빨리빨리즘’에서 장기적 안목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ESG 경영 성공을 위해선 투자자와 기업 간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래야 기업 비즈니스 전략과 ESG의 성공적 통합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이밖에 ESG 대응에 투입되는 자금은 비용이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로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새 시장을 열 것이라며, 재무중대성과 관련된 ESG 지표에 우선 순위 두고 전사 자원을 배분하는 경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류 대표는 서울 중앙고와 한양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를 취득했다. 국내 증권사에서 일했으며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2004년 영국 애쉬리지(Ashridge) 경영대학원에서 MBA (재무)를 취득했다. 런던에서 사회책임투자(SRI), ESG 등을 공부한 뒤 2006년 서스틴베스트를 설립했다. 서스틴베스트는 국내 첫 ESG 전문 리서치 회사로 기업 간 인수합병(M&A), 이사 선임, 임원 보수, 정관 변경 등 기업 의사결정과 관련해 기관투자가들에게 리서치 자료를 제공하고 전략과 투자의견을 권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담 = 강현철 논설실장
- ESG 열풍이 최근 다소 잦아든 모습입니다. ESG의 현 단계는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은 다지는 과정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SG는 코로나 펜데믹때 시동을 걸기 시작해 2020년 11월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 본격적인 열풍이 불었습니다. 바이든의 주요 공약 중 ESG와 관련된 것들이 많았죠. 2020~2023년 ESG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버블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미 대선에서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후 버블이 약간 조정받는, 그러면서 다지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ESG는 일종의 생태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목할 만한 최신 ESG 트렌드로는 어떤 걸 꼽을 수 있을까요?
“지난 3년 동안은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탄소 카본 감축에 너무 포커스되었습니다. 환경 문제, 그린 ESG만이 ESG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ESG는 말 그대로 환경만 있는 게 아닙니다. 환경·사회·지배구조거든요. 최근 우리나라에선 산업재해가 화두입니다. SPC 같은 기업엔 이재명 대통령도 문제점을 지적하셨고. 또 SK텔레콤이나 KT, 특정 카드사에서도 고객 정보가 유출되거나 해킹 당한 사건이 일어났죠. 이것도 S(사회) 측면에서 보면 소비자 정보에 대한 관리 소홀입니다. 이렇게 되면 고객들이 떠나죠. 해킹 당해 네트워크가 정지되는 일이 벌어지면 기업이 영업을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ESG가 환경 중심에서 사회·지배구조로 확장된 거죠. 환경 위주에서 이제는 산재, 디지털, 정보보안 문제 등으로 확대된 것이 첫 번째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이재명 정부에서 코스피 오천을 핵심 정책 공약으로 내걸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풀겠다고 했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지배구조 문제 때문이고. 지배구조의 문제는 소수 주주권이 그동안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원 셰어, 원 보우트’(one share, one vote·1주 1표)라는 주주 평등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는데 이걸 바로잡아야 되겠다해서 상법을 개정했습니다. 이렇게 G(기업지배)가 또다른 중요 이슈로 부각한 게 두 번째 ESG 트렌드로 볼 수 있습니다.”
- ESG 성공의 핵심 요인은 뭘까요?
“ESG가 왜 이렇게 화두가 됐느냐부터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ESG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때입니다. 글로벌 위기는 금융기관들이 ‘숏텀 인베스트’(단기 투자)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서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와 파생상품 부실 사태가 발생해 일어났습니다. 이때 ESG가 등장한 것은 단기적이었던 경영과 투자의 ‘타임 호라이즌’을 장기 롱터미즘으로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는 반성에서였습니다. 우리는 성과를 단기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 60년동안 ‘빨리빨리’를 통해 여기까지 온 나라입니다. 이런 ‘빨리빨리즘’은 ‘한강의 기적’의 키 드라이버로 작용했지만 이제는 그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패러다임 시프트의 핵심은 AX(인공지능 전환), GX(그린 친환경 전환)라고 봅니다. 이 두 개의 축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더 큰 그림, 좀 더 장기적인 관점이 중요해졌습니다. 그것이 바로 ESG인 것이죠. ESG 안에는 AX도 포함되고 GX도 포함됩니다. 따라서 ESG의 핵심 성공 요인의 첫째는 길게 보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ESG와 관련된 지표가 GRI(글로벌 보고 이니셔티브), SASB(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 등 수백 가지입니다. 이 지표들 중에는 재무 중대성이 있는 지표도 있고 재무 중대성이 별로 없거나 아예 없는 것도 있습니다. 우선 재무 중대성이 있는 지표에 집중해 더 많은 경영자원을 배분하는 게 ESG 성공 요인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 예상하지 못한 리스크라는 뜻의 ‘블랙 스완’처럼, 최근 ‘ESG 스완’이라는 표현을 쓰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무슨 의미입니까?
“나심 탈레브라는 학자가 블랙 스완(Black Swan)이라는 책을 써서 베스트 셀러가 됐습니다. 블랙 스완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발생하면 기업에게 치명타를 가하는 사건을 뜻합니다. ‘ESG 스완’(ESG Swan)도 비슷한 의미입니다. 환경 사고라든가 디지털과 관련돼 고객 정보의 유출이라든가 해킹 사고 등이 자주 발생하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섹터(업종)에 따라서는 예컨대 정유 회사 같은 경우 원유 시추선에 천공이 생겨 원유가 유출되면 해양 생태계를 초토화시켜 엄청난 리스크가 됩니다. 2010년 4월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에 그런 일이 터졌죠. 그때 BP는 30조에서 40조원 정도의 비용을 부담해야 했습니다. 최근 SK텔레콤이나 KT 해킹 사고도 그렇습니다. SK텔레콤 같은 경우는 50만명 정도의 고객이 떠나갔고 1400억원 정도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디지털이나 산재 문제가 잘 터지지는 않지만 터지면 큽니다. 그리고 과거보다는 그 강도도 더 크게 다가올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ESG 스완’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 말씀하신 대로 AI 시대를 맞아 디지털리스크의 위험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디지털리스크는 구체적으로 ESG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되나요?
“매크로하게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경영이라는 것을 고정 불변의 형태인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지난 100여 년을 돌아보면 경영의 스코프, 경영의 핵심 이슈는 계속 진화 발전해 왔습니다. 1900년대 초반만 해도 기업 경영은 심플했어요. 주주를 잘 모집해 자금을 조달하고, 공장 잘 짓고 제품을 생산하면 부가가치 창출이 이뤄졌습니다. 1930년, 1940년도로 넘어오면서 인사관리가 중요해졌습니다. 미 하버드 대학의 엘튼 메이요 교수의 인사관리 실험, ‘호손 스터디’가 유명했죠. 2차 대전 이후에는 마케팅, 소비자 관리가 중요해졌으며 그다음엔 거버넌스 이슈가 등장해졌습니다. 최근의 AI, 데이터 경제에는 개인정보 보호, 데이터주권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고객 정보의 유출, AI의 편향적인 의사결정, 감시 기술의 남용 등은 기업의 레퓨테이션(평판)에 영향을 미칠 겁니다. 동시에 사이버 공격에 제대로 대응못해 서비스가 중단이 되면 매출 또한 타격을 입게 됩니다. 그래서 과거보다 정보보안 최고책임자(CIO)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졌습니다.”
- EU(유럽연합)의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이나 미국의 새로운 기후 공시 의무화 등 ESG와 관련된 글로벌 규제 동향은 어떻나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규제도 좀 느슨해지는 추세입니다. EU는 ‘옴니버스 패키지’라는 걸 발표했습니다. 올초엔 CSRD라는 ESG와 관련된 보고 지침도 약간 지연시키고, 규모가 큰 기업부터 적용해 중소기의 부담을 완화해주기로 했습니다. 석 달 전쯤 우리나라에 와 있는 EU 대사님을 만났을 때 EU의 ESG 의지가 약화되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그동안 빨리 나간 것에 대해서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라는 얘기를 하시더군요. 미국 같은 경우는 SEC(증권거래위원회)가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된 정보를 상장회사가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하는 지침을 만들었는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일단 철회된 상태입니다. 다만 주 정부 차원에서 예컨대 캘리포니아 같은 경우는 기후 공시 법안을 별도로 만들어 추진해나갈 계획에 있는 등 주별로는 차이가 있습니다.”
- 한국의 ESG 공시 로드맵은 어떻게 돼 있나요?
“문재인 정부때 ESG 정보 공시를 2025년도부터 2조원 이상 자산을 가진 상장사들부터 의무화하겠다라고 발표했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 중단돼 아직 도입이 안된 상태입니다. 금융위 산하 기업회계기준원에서 한국의 지속가능경영 공시, KSSB라고 하는데 가이드라인을 이미 마련했습니다. 다만 언제부터 공시하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로드맵은 확정이 안됐습니다.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최대한 빨리 로드맵을 확정한다고 했는데 조만간 금융위에서 확정할 것으로 봅니다. 참고로 일본은 2026년도 경영 성과를 2027년도부터, 일정 규모 이상 큰 기업부터 ESG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걸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우리도 일본을 따라가지 않겠느냐고 봅니다.”
- 공시 외에 또다른 글로벌 ESG 규제가 있습니까?
“EU에선 ‘씨 밤’(CBAM)이라고하는데 온실가스 국경조정세가 발효됐는데 옴니버스 패키지 차원에서 유예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탄소국경조정세는 카본 유출 즉 온실가스 배출규제가 느슨한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을 EU로 수출할 경우 해당 제품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배출량 추정치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입니다. CSDDD라는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도 있습니다. 서플라이 체인에 있는 기업들의 환경 및 사회와 관련된 사항을 공시하도록 하는 겁니다. 이밖에 그린 택소노미(Green Taxonomy), 서스테이너블 택소노미라는 분류체계도 있습니다. 어디부터가 그린 제품이고 어디부터가 아닌지 분류체계를 정한 게 택소노미인데 이런 것들을 또 다른 규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런 규제들이 기업 입장에선 비용으로 간주될 수도 있습니다.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ESG는 단기가 아니라 장기로 봐야 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ESG에 투입되는 자금은 코스트(비용)가 아닌 투자입니다. 최근 ‘패러다임 시프트’의 방향성은 하나가 GX, 즉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이고 다른 하나가 AX나 DX 즉 인공지능 트랜스포메이션 혹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를 먹여 살렸던 섹터는 자동차 디스플레이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조선 등 다 중후장대한 제조업들입니다. 에너지를 많이 쓰는 탄소 과다 배출 섹터입니다. 이를 그대로 가져갈 수는 없습니다. 2018년 기준 우리가 탄소를 약 7억톤 배출했습니다. 정부는 2035년까지 이를 미니멈 53% 맥시멈 61%를 줄이겠다고 했습니다.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수소환원제철법 등에 투자해 고도화시키면 우리가 새롭게 주도해 나갈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저는 기회라고 봅니다. 여기에 AI를 접목해 생산 효율과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면 우리 기업이 잃어버렸던 산업의 서사를 다시 회복할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ESG에 들어가는 돈은 비용이 아니라 미래 산업, 미래 테크놀로지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 ESG는 특히 정보의 신뢰성과 투명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그린 워싱’(Green washing) 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첫째, 국민연금 등으로 대표되는 공적 기금들이 주식에만 투자하고 내버려두면 안됩니다. 국민연금은 기금을 수익성 공공성 안정성 유동성 독립성 그다음에 지속 가능성 등 여섯 가지 원칙으로 운용합니다. 지속가능성이 바로 ESG입니다. 수익성만 보지 말고 주요 주주로서 기업과 커뮤니케이션을 해 투자자들이 신뢰할만한 정보를 공시토록 해야 합니다. 둘째, 앞으로 ESG 정보 공개 로드맵에 따라 정보가 공개되면 서드 파티(제 3자)가 그 정보가 정확한지 인증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기업이 공개하는 회계정보를 회계법인이 감사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셋째는 이의 법제화가 필요합니다. 자본시장법으로 규율할 것이냐 아니면 거래소 규정으로 규율할 것이냐는 문제가 따를 수 잇는데 저는 자본시장법으로 ESG 공시를 규율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공시와 관련해 일정 기간 유예해주는 유연성도 필요합니다.”
- 최근 ESG 투자 시장의 동향은 어떻습니까? ESG가 투자 및 자본시장에서 여전히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는 건가요?
“우리나라의 ESG는 국민연금이 어떤 스탠스를 갖느냐에 따라 좌우됩니다. 국민연금이 자산운용사들에 기금 운용을 위탁하면서 운용사가 ESG에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를 고려해 자금을 배분하면 ESG가 확산될 겁니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로 국내 ESG 펀드는 198개로, 순자산 합계는 9조3000억원 수준입니다. 2024년도 하반기 대비 약간 늘어난 건데 시장이 조금씩 회복되는 추세입니다.”
- 투자자들이 기업의 ESG 성과를 평가할 때 중요하게 봐야하는 지표나 기준은 무엇입니까?
“ESG 지표가 수백 개나 돼 섹터마다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ESG 지표 가운데는 재무적으로 코릴레이션(연계)되는 지표들이 있습니다. 이런 재무 중대성이 있는 지표들에 우선 집중하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에너지를 많이 쓰는 섹터의 경우 카본 배출량이 재무 중대성이 있는 지표이겠죠. 금융이나 통신에선 고객 정보 보호나 또 거버넌스 이슈가 중요합니다. 유통업은 종업원 관계가 중요한 지표일 겁니다. 저희처럼 ESG 리서치를 하는 회사들이 내는 자료들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이재명 정부의 상법 개정이 일본처럼 증시의 밸류업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있습니다. 이미 이사 충실 의무를 주주 전체로 확대, 일부 상장회사에 대한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 1, 2차 상법 개정이 완료됐으며 자사주 매입소각을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법 개정이 ESG와 증시 상승에 도움이 될까요?
“올들어 우리 주식시장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정부의 상법 개정이라든가 또 ‘코스피 오천’으로 대표되는 여러 정책들이 반영된거죠. 하지만 이게 ESG에 과연 도움이 됐느냐는 것은 솔직히 의문입니다. 소수 주주권 보호 관점, 그러니까 G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E와 S에까지 관심을 갖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2013년 일본은 아베노믹스를 내걸고 자본시장 재흥 정책을 펼쳤습니다. 당시 ‘이토 리포트’가 나왔는데 이토 교수가 소수 주주권만 얘기한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ESG도 같이 해야 된다라고 한 겁니다. 그래서 일본은 소수 주주 관점에서 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위해 거래소의 지배구조 코드도 만들고 스튜어드십 코드도 도입했지만 또다른 측면에서는 초고령화 사회 휴먼 캐피털의 활용 문제, 경력 단절 여성들의 재취업 문제, 젠더 다이버스티(성 다양성)나 이퀄러티(평등성) 문제 등도 강조했습니다. 이게 다 ESG 이슈입니다. 우리 정부에 좀 아쉬운 것은 소수 주주권에만 치중해 있다는 점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은 GX, AX로 가는 골든타임입니다. 따라서 ESG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 정부 일각에선 스튜어드십 코드의 개정 이야기도 나옵니다. 스튜어드십 개정 필요성이 있습니까?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된 게 2016년 12월입니다. 그리고 국민연금이 도입한 건 2018년 7월 무렵입니다. 지금 중요한 건 스튜어드십 코드를 코드를 실질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겁니다. 낡은 스튜어드십 코드라서 문제가 아니라 이걸 도입해 놓고 ‘스튜어드십 워싱’을 하는 게 문제인 거거든요. 스튜어스 코드를 도입한 기관은 200개가 넘습니다. 그러나 그걸 제대로 하고 있는 곳은 한 군데도 없어요. 정책 당국이 이를 제대로 하게끔 해야 합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7가지 원칙으로 돼 있는데 투자자 자신들이 기업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를 녹여낸 겁니다. 관계를 맺는다는 건 인게이지먼트(개입)를 하는 거고 다이얼로그(대화)를 하는 거예요. 그리고 그 실태를 매년 보고하는 겁니다. 제대로 된 보고를 하고 있는지 워싱한 건지 이런 것들에 대한 모니터링하는 주체가 없어요. 가짜라면 제재도 좀 가하고 이런 게 있어야 되거든요. 이런 역할을 금융 당국이 해야 합니다. 그리고 스튜어드십 코드를 잘 하는 기업이나 금융사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 ESG를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 전략과 어떻게 효과적으로 통합할 수 있을까요? 성공적인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어 나가는 게 핵심입니다. ESG를 잘하는 투자자들이나 ESG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을 잘 리스트업하고 이들과 유기적이고 정기적인 대화를 갖는 게 중요합니다. 이들이 우리(기업)에게 뭘 기대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이를 경영에 통합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일상 경영 현장 속에 내재화시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한 성과 예컨대 산재가 줄었다든가 해킹을 막았다든가 아니면 온실가스를 줄였다면 가감 없이 공시해 ESG 투자자나 이해관계자들과 또 대화하는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어 나가는 게 ESG를 기업 경영에 통합시키는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저는 유니레버가 ESG 경영의 교과서, 글로벌 베스트 프랙티스라고 생각합니다. ‘서스테이너블 리빙 플랜’, ‘유니레버 콤파스’ 등을 통해 ESG 목표를 정하고 있고 목표 달성을 위해 자원을 배분을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시합니다.”
- 적지 않은 기업들이 ESG 경영의 성과를 재무적 가치(ROI)로 연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 간극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요?
“반복적으로 말씀드립니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지 않으면 ESG 경영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지난 60년동안 우리 기업들에 박힌 ‘빨리빨리즘 ’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적어도 한 10년 정도의 타임 호라이즌에서 경영을 봐야 합니다. 코스피 오천과 관련된 상법 개정이라든가 소수 주주권 강화는 당장은 기업들의 ROE(자기자본이익률)를 높일 수 있지만 길게 보면 오히려 낮출 수도 있습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ESG와 동반해야 합니다.”
강현철 논설실장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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