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재판, 홍장원 메모 놓고 공방

尹 “초고는 지렁이처럼 돼 있어…초고와 비슷하지 않아”

특검 측 “실질 작성자 증인인 것 확인”

홍장원, 탄핵심판서 여인형에게 언질 받아 체포명단 작성했다고 진술

윤석열 전 대통령이 7월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이 7월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홍 전 차장은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이 ‘싹 다 잡아들여라’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한 인물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3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혐의 속행 공판을 열고 홍 전 차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이날 진행된 재판에선 ‘홍장원 메모’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메모 중 증인이 작성한 부분이 별로 없고 나머지는 보좌관이 작성한 취지로 보인다”며 “진정성립을 따로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직후 발언권을 얻은 뒤 “초고는 지렁이처럼 돼 있다”며 “그걸 갖고 보좌관을 시켜서 이런 걸 만들었다고 하니 초고라는 것 자체가 이거하고 비슷하지가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특검 측은 “실질 작성자는 증인인 걸 확인했다”며 “형식적 작성자로 보기 힘들고 실질적 작성자로 봐야 한다. 보좌관은 대필에 불과하고 사후 내용을 확인한 뒤 증인이 가필까지 해서 완성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 전 차장은 2월 헌재 탄핵심판 과정에서 “비상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이 전화로 ‘국정원에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국군방첩사령부를 도우라’며 주요 정치인 체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통화하며 이재명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등 주요 인사들의 체포 명단을 받아 적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헌재에선 ‘홍장원 메모’의 신빙성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해당 진술이 ‘탄핵 공작’이라고 주장했지만 헌재는 4월 파면을 선고했다.

윤상호 기자(sangh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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