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 43일 셧다운’…결국 트럼프 고집이 승리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 막았지만 건강보험 숙제로

분열 민주당, 건강보험료 폭등시 ‘여론전’ 공세 펼 듯

트럼프, ‘전투’ 이겼으나 중간선거란 ‘전쟁’은 질 수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밤(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의회로부터 넘어온 임시예산안에 서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바로 왼쪽에서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밤(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의회로부터 넘어온 임시예산안에 서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바로 왼쪽에서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장기화도 불사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집이 결국 승리했다.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아온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43일째인 12일(현지시간) ‘역대 최장’ 기록과 함께 마침표를 찍었다.

내년 1월 30일까지 연방정부를 가동할 임시예산안이 지난 10일 상원을 통과한 데 이어 이날 하원에서도 가결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까지 마치면서 셧다운은 종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첫 번째 집권 때 세워졌던 최장 셧다운 기록(35일, 2018년 12월 22일∼2019년 1월 25일)을 재집권한 지 1년도 안 돼 갈아치웠다.

1기 때 최장 셧다운 기록은 이민 정책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이견으로 초래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를 통과한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1기 때는 셧다운 장기화로 지지율이 악화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한발 물러섰고, 의회는 장벽 건설 비용을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보다 크게 낮춘 임시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셧다운 사태에서는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예산안 서명에 즈음해서도 자신과 공화당이 ‘승자’라고 규정했다.

민주당이 끈질기게 요구해 온 건강보험 ‘오바마 케어’(ACA·Affordable Care Act) 보조금 지급 연장 없이 예산안이 처리됐기 때문이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인 척 슈머 의원 등 지도부는 오바마 케어 보조금 지급은 양보할 수 없다며 끝까지 반대했지만 민주당 중도파 의원 7명과 무소속 1명이 공화당에 가세하며 셧다운 대치는 끝나게 됐다.

공화당은 민주당에 ‘오바마 케어’ 보조금 지급 연장에 대한 상원 표결을 보장해주기로 했지만,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인 만큼 법안 통과 전망은 밝지 않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셧다운 종결과 관련해 “우리가 민주당을 상대로 큰 승리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전투’(셧다운 사태)에서는 표면상 승리했을지언정, ‘전쟁’ 즉 내년 11월 연방 상·하원의 다수당을 결정할 중간선거까지 이길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최악의 의료제도”라고 비판해 온 ‘오바마 케어’ 보조금 연장을 막는 데 성공했을지 몰라도, 당장 올 연말 보조금 지급이 종료돼 보험료가 폭등하면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최대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바마 케어’ 대상자 중 보조금을 받는 국민은 2000만명 이상으로, 보조금이 중단되면 이들의 건강보험료는 2∼3배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건강보험 개혁으로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케어’가 불법 이민자들에게까지 의료 혜택을 제공하고 보험사들을 배 불리고 있다면서 건강보험 보조금을 국민들에게 직접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예산안 서명식에서 “그 막대한 돈을 보험사가 아닌 직접 국민들에게 지급해 스스로 건강보험을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는 ‘오바마 케어’라는 재앙보다 훨씬 더 좋고 훨씬 더 저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건강보험 개혁과 별개로 공화당 지도부로선 내부 표 단속도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공화당 내에서도 온건파 의원 일부는 국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오바마 케어’ 보조금을 연장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예산안 표결 과정에서 ‘단일대오’를 지키지 못한 민주당은 내홍에 휩싸인 모습이다.

지지층 일부에선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하며 사퇴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민주당에선 이번 셧다운 국면에서 ‘오바마 케어’ 보조금 연장에 반대하는 공화당과 대립각을 세우며 국민들의 체감도가 높은 건강보험 이슈화에 성공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보조금 연장안이 의회에서 부결되더라도 그 책임은 공화당이 져야 하며 보험금 폭등에 따른 여파는 내년 중간선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싸움은 계속된다”며 “지난 몇 주 동안 우리는 건강보험 문제를 성공적으로 중요한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며, 그 결과 미국 국민들은 이제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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