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사협회 “시장 투명” vs 프롭테크 “경쟁 방해”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오랜 숙원인 법정단체화가 재추진되면서 협회와 프롭테크 업계 간 갈등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법정단체화를 통해 부동산 중개 시장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중개사협회 주장과 중개업계의 공정한 경쟁이 심각하게 저해될 것이란 프롭테크 업계 우려가 다시 정면 충돌하는 것이다.
13일 업계와 국회에 따르면,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법정단체화하는 내용을 담은 '공인중개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오는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프롭테크 업계에선 협회를 법정단체로 인정할 경우, 사실상 독점적인 지위를 갖게 돼 시장 경쟁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국토위 여야 간사가 공동발의한 이번 개정안은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법정단체 지위를 부여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윤리규정을 신설·적용함으로써 공인중개사를 자율적으로 규제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번 개정안엔 2022년 협회의 권한 강화라는 비판이 있었던 당초 개정안과 달리 △공인중개사의 협회 의무가입 △협회의 지도·단속권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프롭테크 업계는 앞서 폐기된 법안과 순서만 바뀌었을 뿐, 법정단체로 인정받은 뒤에는 협회가 의무가입과 지도·단속권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신규 중개사의 시장 진입 등이 어려워지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이 위축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한 프롭테크 업체 관계자는 "신입 중개사나 온라인 중개플랫폼이 고객을 모집해도 매물을 보유한 중개사가 공동 중개를 거부하거나 지역회 소속 중개사들이 플랫폼 이용 중개사를 배제하는 등 시장 진입 장벽이 이미 높은 상황"이라며 "시장 경쟁에 이뤄져야 중개 서비스의 질도 개선될텐데, 이렇게 되면 서비스는 낙후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2019년 공정거래위원회는 협회가 자체 부동산 플랫폼 '한방'을 제외하고 경쟁 플랫폼에 중개 매물 광고 거래를 집단 거절한 행위에 대해 시정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최근에도 일부 지역회에선 몇몇 특정 중개플랫폼에 광고를 진행해선 안 된다는 지침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개사협회 관계자는 "특정 앱을 쓰지 말라는 지침같은 건 현행법상 문제가 되는 부분"이라며 "담합이 될 수 있는 문제라 그렇게 할 수도 없고, 영업에 필요하다면 (중개사들이) 원하는 플랫폼을 쓰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고 설명했다.
프롭테크 업계는 협회에 법정단체 지위를 부여할 계획이라면 현행법의 허점도 함께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행 공인중개사법 제33조 제1항 제9호에는 개업 공인중개사 등은 단체를 구성하여 특정 중개대상물에 대해 중개를 제한하거나 단체 구성원 이외의 자와 공동중개를 제한하는 행위를 해선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중개업계 관계자는 "중개업소 자체가 일반 기업처럼 운영되는 구조가 아닌지라 '단체성'을 입증하기가 어렵고, 단체가 아니라면 개인의 일탈 행위는 처벌하기 어렵다는 허점이 있다"며 "또, 법 조문에 공동중개 제한으로만 명시돼 있어 특정 플랫폼 광고 금지를 꾀한 내용이 확인돼도 처벌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협회 관계자는 "불법 중개행위가 되는 부분을 문제삼을 뿐 특정 플랫폼을 이용한다고 해서 그 플랫폼을 이용한 중개사만 조사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지역에서 이상 거래가 감지되면 그에 대해 지자체나 경찰과 협회가 함께 단속을 나가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협회의 법정단체화를 추진한다면, 프롭테크 업계와 상생할 수 있는 제도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황종규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프롭테크 업계와 중개업계가 상생하고, 중개 서비스 품질도 개선할 수 있는 공존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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