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이지 않았다. 진범은 따로 있다.”
의붓아들 살해 혐의로 징역 22년을 선고받은 계부의 그간의 진술이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12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형사1부(양진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40)씨의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 살해) 사건 항소심 첫 공판에서 일어난 일이다.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친형을 보호하려고 허위 자백을 했다. 진범은 따로 있다”며 의외의 얘기를 꺼냈다.
이에 재판부가 “1심 때는 그런 주장이 없었는데, 그렇다면 당시 폭행을 피해자의 형이 했다는 것이냐?”고 되묻자, 변호인은 “그렇다”고 답했다.
법정은 피고인 측의 예상치 못한 진술에 일순 긴장이 감돌았다.
사건의 개요를 보면 당초 A씨가 자녀의 비행을 꾸짖다가 거듭된 손찌검으로 지난 1월 31일 중학생 의붓아들인 B군을 숨지게 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돼 A씨에겐 징역 22년이 선고됐다. 그 후 징역 30년을 구형한 검사와 피고인 모두 판결에 불복해 이날 2심 재판이 열린 것이다.
변호인은 A씨의 무고함을 입증하기 위해 진범으로 지목한 미성년자인 B군의 친형과 그의 어머니 등 3명을 증인석에 세워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숙고 끝에 “이 사건은 사람이 사망했기 때문에 결과가 매우 중하다. 피고인에게 무거운 형이 선고된 만큼 실체적 진실을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힌 뒤, 변호인 요청을 모두 받아들였다.
피고인석에 앉은 A씨는 눈시울을 붉히며 휴지로 연신 눈물을 훔쳤다.
재판부는 26일 검사의 공소장 변경 요청을 확인하고, 오는 12월 10일 변호인이 요청한 증인 3명의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A씨는 지난 1월 31일 익산시 자택에서 중학생 의붓아들인 B군을 여러 차례 걷어차는 등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의 거듭된 폭행에도 모른 채 한 B군의 어머니도 아동학대 방임 혐의로 입건됐다.
박양수 기자(yspark@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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