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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장사 임원들의 연쇄 매도가 이어지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내부자 매도 신호'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내부자 거래를 억제하기 위해 사전 공시 제도를 시행했지만, 공시 기준선을 교묘히 피해가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제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단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심텍의 A 임원은 2021년부터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2만주 중 5000주를 장내에서 매도했다. 이에 보유 지분율은 0.06%에서 0.04%로 낮아졌다. A 임원은 주당 6만4000원에 매도해 약 3억2000만원의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심텍이 6만92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고가 매도에 나선 셈이다. 이후 심텍은 매도세가 이어지며 5만1000원대까지 주저앉았다.

켐트로닉스에서는 회사 특수관계인 장씨와 이씨가 지난 3일 각각 9만1000주, 7만1000주를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두 사람은 4만1000원대에 지분을 처분했으며, 장씨는 약 37억3100만원, 이씨는 29억1100만원어치를 현금화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켐트로닉스가 기록한 신고가(4만5400원)와 약 10% 차이 나는 수준이다. 공시 이후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서며 현재 3만3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에이프릴바이오의 C 임원은 2023년 11월 무상으로 신주 4000주를 취득한 사실을 최근에 공시했다. 이와 함께 이달 들어 3거래일에 걸쳐 2000주를 장내매도했다고 알렸다. 매도단가는 각각 3만3000원, 3만4000원, 3만7000원선이다. 처분이익은 1억4500만원으로 추정된다.

기아, HD현대에너지솔루션 등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임원도 최근 장내에서 주식을 팔아치웠다. 기아 B임원은 보유하고 있던 457주 중 400주를, HD현대에너지솔루션 C임원은 2000주를 매도했다. 각각 차익실현한 금액은 4700만원, 1억4100만원으로 계산된다.

통상 임원의 자사주 매도는 시장에서 '매도 시그널'로 해석된다. 임원은 회사의 내부 정보를 가장 잘 아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보유 지분 축소가 향후 실적 둔화나 성장성 약화에 대한 내부자의 판단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이 지속되자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부터 '상장회사 내부자거래 사전 공시제도'를 시행했다. 상장사 임원 또는 주요 주주가 대규모 주식 거래를 할 경우 사전에 거래 계획을 공개하도록 한 제도다.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임원이나 주요 주주가 회사 발행주식총수의 1% 이상 또는 50억원 이상(6개월 합산 기준)의 주식을 거래할 경우, 거래 30일 전까지 거래 목적·가격·수량·기간 등을 공시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시 최대 2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다만 거래금액 기준선이 높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의 사례처럼 내부자거래 사전 공시제도의 '사각지대'를 교묘히 피해가는 거래가 이어지면서, 기준을 보다 현실적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시장이 제도에 적응할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금은 제도 시행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시장이 적응할 수 있도록 일정 수준을 높게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제도 운영과 시장 경험이 축적되면서 향후 기준을 점진적으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완할 점이 있다면 제도 시행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보완해나갈 문제"라며 "아직은 제도 정착기에 있는 만큼 단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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