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과체중인 사람들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새로운 지침을 마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지침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불필요한 미국 입국을 단속하기 위해 추진 중인 여러 정책 가운데 하나로, 비만을 포함한 일부 질환을 “미국 사회에 비용 부담을 줄 수 있는 의학적 상태”로 분류했다.

12일 현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 문건에는 심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 암, 당뇨병, 대사 질환, 신경 질환, 정신건강 문제와 함께 ‘비만’이 명시돼 있다. 관계자들은 비자 심사 과정에서 “신청자가 정부의 지원 없이 평생 의료비를 감당할 재정적 여력이 있는지”를 판단하도록 지시받았다.

보건 전문가들은 비만이 천식, 수면무호흡증, 고혈압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런 질환들은 장기간에 걸쳐 수십만 달러의 치료비가 소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의료비 부담이 결국 공공의료 체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대변인 토미 피곳(Tommy Pigott)은 “미국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이민 제도가 미국 납세자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번 조치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국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지침은 이민 비자(immigrant visa)에만 적용되며, 관광 등 단기 방문용 비자인 B-2 비자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취업비자 제도를 전반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고급 기술직 근로자용 H-1B 비자에는 연간 10만 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새로운 행정명령이 서명됐으며, 이 금액은 기업이 최대 6년간 납부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일정 금액 이상의 재정 기여를 약속하는 신청자에게 신속하게 비자를 발급하는 ‘골드 카드(Gold Card)’ 제도도 도입했다. 미 상무장관 하워드 루트닉은 “최대 8만 장의 고가치 골드 카드를 발급할 예정이며, 현재 시행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위대한 사람들을 받아들이되, 그들이 정당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외에도 12개국 국민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고, 7개국에 대해서는 일부 비자 제한을 적용하는 등 강경한 이민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국가로부터의 이민을 허용할 수 없다”며 “철저히 검증되지 않은 나라에서 오는 무분별한 이주는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2017년 취임 직후에도 이슬람권 7개국의 입국을 금지하는 ‘여행 금지령’을 발표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후 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이 금지 조치를 철회하며 “국가의 양심에 남은 오점”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양호연 기자(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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