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신용 세종본부장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를 보며 이른바 ‘초코파이 사건’이 떠올랐다. 1050원의 간식을 두고 절도죄 성립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당사자인 김모 씨는 약식 기소돼 벌금 5만원을 명령받았고, 2심 공판이 진행 중이다. 여러 논란이 있지만 항소심이 열리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검찰은 “과도하다”는 여론이 빗발치자 다시 한번 법원 판단을 구해보려 한 것으로 보인다. ‘버스비 2400원을 횡령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버스기사에 대해 “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도 상급심에서 나왔다.

이렇게 작은 사건도 최소한 2심으로 가는 게 정상이다. 반면 검찰 수뇌부가 천문학적 이익을 남기고,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민간업자들에 대해 항소를 하지 않은 건 기이한 일이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부분만 심리하게 됐다. 항소 포기로 국가에 귀속될 최대 7000억원 가량을 돌려받을 길이 막혔다.

후폭풍이 거세다. 검사장들에 이어 평검사로 구성된 대검 연구관들, 참모진인 대검 부장(검사장급) 사이에서 집단 반발과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등 사태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법무부 의견을 참고해 중앙지검장과 숙고 끝 내린 결론”이라는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이 사태에 대해 “대검찰청에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발언 역시 누가 납득하겠나.

사태 와중에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내란 문제, 특검에만 의존 말고 독자 조사도 해야 한다”고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내란협조 공직자 조사를 위한 ‘헌법존중 정부혁신 TF’를 제안하며 보조를 맞췄다. 앞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정감사에서 “조만간 관련 조직이 필요하다면 발족을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잘 짜여진 시나리오를 보는 듯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란 특검’이 세 차례 기간을 연장해 강도 높게 수사 중인데 새로운 조직을 꾸린다는 발상은 이해하기 어렵다. 12·3 계엄은 선포 이후 해제까지 단 6시간에 걸친, 사실상 그들만의 사건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극소수 측근만 관여된 일인 만큼 특검에서 샅샅이 들여다보면 될 일이다. 공직자 전체로 넓히겠다는 건 상식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않다. 그러다보니 문재인 정부에 이은 ‘적폐 청산 시즌2’ 라는 불안감이 크다. 공직자 물갈이 수순이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을 불러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사건 항소 포기와 관련한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사건 항소 포기와 관련한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른 듯 본질이 비슷한 두 사태의 향방은 가늠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의원 40여명은 11일 규탄대회를 열고 노 대행 사퇴와 국정조사 및 특검을 통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지금 즉시 법원은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재개해야 한다”(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라는 주장이 나왔다. 나경원 의원은 “노 대행은 용산과 법무부를 고려했다며 단군 이래 최대의 정치 부역을 자백했다”면서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대통령실은 “항소 포기를 지시하지 않았다”면서 선을 긋고 있지만 야당은 대통령실 개입설을 주장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 올리고 있다. 의혹이 회오리가 되기 전에 특검이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됐든 진실 규명에 나서야 한다. 용산의 힘을 보여주려는듯한 헌법존중 TF 활동 또한 최소화돼야 마땅하다. 과거 정권에서처럼 청와대가 ‘감 놔라 대추 놔라’한다는 비판을 듣게 되면 공직자는 물론이고 국민, 대한민국 모두의 불행으로 돌아온다.

송신용 세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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