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천 조망에 호텔·백화점 연결된 입주건물

임차료·관리비 월 2000만원...혈세낭비 지적

원자력 관련 기관 전무...도덕적 해이 무색

i-SMR 기술개발사업단이 입주한 대전 유성구 사이언스 센터(오른쪽)로 5성급 호텔과 함께 43층으로 구성돼 있다.
i-SMR 기술개발사업단이 입주한 대전 유성구 사이언스 센터(오른쪽)로 5성급 호텔과 함께 43층으로 구성돼 있다.

차세대 원전 기술 선점을 위해 범부처로 설립된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기술개발사업단’이 호화 임차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2023년 사업단 출범 이후부터 2년 넘게 대전에서 가장 노른자 부지에 지어진 호텔식 사무공간을 임차해 월 2000만원이 넘는 고액 비용을 지불하고 있어 혈세 낭비라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사업단이 입주한 건물에는 원자력 관련 유관기관이 전혀 없어 “왜 이 곳에 입주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기술개발사업단은 지난 2023년 기후에너지환경부(옛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으로 윤석열 정부 때 출범했다. 당시 두 부처가 힘을 합쳐 범부처 형태로 사업단을 꾸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됐다.

사업단은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총 3992억원을 투입하는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기술개발사업을 총괄해 이끌어 갈 전담조직으로, 2023년 2월 비영리 법인으로 설립됐다.

설립 이후 사업단은 대전 한수원 중앙연구원 내에 입주했으나, 같은 해 대전 유성구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5성급 호텔 오노마 옆 사이언스센터로 사무실을 이전했다.

사업단이 입주한 공간은 과학기술공제회가 관리·운영하는 곳으로, 6년 계약 조건(보증금 1억원)으로 월 임차료와 관리비를 포함해 2000만원이 넘는다.

갑천변에 바로 인접해 있고, 신세계백화점과 호텔 오노마가 연결돼 있어 최고의 입지와 조망을 자랑한다.

대전 유성구 사이언스센터에 입주해 있는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기술개발사업단.
대전 유성구 사이언스센터에 입주해 있는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기술개발사업단.

사무실 용도로는 대전에서 가장 비싼 건물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대전 인근에서 건물 임차 비용으로 월 2000만원이 넘는 곳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호화 사무실 논란이 불거진 이유다.

원자력계의 한 관계자는 “원자력 관련 사업단은 지금까지 원자력연구원 근처에 터를 잡거나, KAIST 등 대학, 연구기관의 협조를 얻어 일부 공간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였다”며 “i-SMR 사업단 사무실에서 갑천이 훤히 내려다 보이고 백화점과 호텔이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사업단은 초기 363㎡(110평) 공간을 쓰다가 사업 과제가 본격화되면서 회의와 평가 등의 수요가 많아져 현재는 660㎡(200평) 가량의 공간을 쓰고 있다.

이 곳에는 금융사와 컨설팅사, 연구관리 전문기관, 스타트업 등 창업과 기술사업화 관련 기업이 입주하고 있다. 원자력 관련 유관기관은 단 한 곳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i-SMR기술개발사업단 관계자는 “사업단 출범 직후 갑작스럽게 공간을 찾는 과정에서 과학기술공제회의 제안으로 입주하게 된 것으로 안다”며 “인근에 SMR 표준설계와 인·허가 업무를 맡고 있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위치하고, 외부 사업 참여기관의 접근성 차원에서 다소 비싸지만 공간을 임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업단은 2030년대 본격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소형원자로 시장을 대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경제성·유연성을 갖춘 SMR 핵심기술 개발과 표준설계인가 획득을 목표로 출범했다.

현재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과 한전원자력연료,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원자로 설계 분야 전문 인력 20여 명을 파견받아 운영되고 있으며, 2028년까지 총 3992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준기 기자(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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