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성과’ 매입임대 공급에 밀려 신도시는 차순위로
정권 2번 바뀌어도 공급 절차 지지부진
앞선 정부에서 줄줄이 뒤로 밀렸던 3기 신도시 공급이 이재명 정부 들어서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택지개발을 거쳐 공급되는 신도시보다 공급 속도가 빨라 단기 공급 성과를 올릴 수 있는 비아파트 공급에 우선 순위가 밀리고 있어서다. 이재명 정부가 3기 신도시 개발에 속도를 높여 주택 안정적으로 공급을 하겠다는 약속도 신뢰를 잃을 것으로 우려된다.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은 문재인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2018년 주택 공급 대책을 통해 나왔다. 남양주 왕숙지구 7만5000가구를 비롯해 △하남 교산지구 3만7000가구 △인천 계양지구 1만7000가구 △고양 창릉지구 3만8000가구 △부천 대장지구 1만9000가구 등 총 32만8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발표 만 7년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공급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018년 발표 당시 계획대로면 올해 첫 입주가 시작됐어야 하지만 토지 보상 등 관련 절차가 지연되며 지난해 말 기준 착공률은 6.3%에 그쳤다.
현재 남양주 왕숙지구의 준공 시기는 2028년으로 예상되며, 하남 교산도 2028년, 고양 창릉 2029년, 부천 대장 2029년, 인천 계양 2026년 예정이다.
그렇다고 이들 지구의 공급 물량 전부가 이때 입주하는 것은 아니다. 사업 속도가 그나마 가장 빠른 인천 계양(1만7000가구)의 경우도 내년 입주 물량은 10분의 1도 안 되는 1285가구에 그친다.
특히 3기 신도시 건설의 경우 이재명 정부가 공약한 주택 공급의 큰 틀이 돼야 하지만 사업을 담당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내부에선 업무 우선 순위에서 밀린 것으로 알려져 정부가 약속한 주택 공급이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이 커졌다.
익명을 요구한 LH 한 관계자는 “이번 정부에서도 3기 신도시 관련 투입 인력이나 추진 일정이 지난 정부와 다를 게 없다”며 “택지 사업을 통한 공급은 아무래도 시간이 오래 소요되다 보니 당장 빠르게 공급 실적을 보여줄 수 있는 비아파트 공급에 우선적으로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편된 LH 직제안에는 3기 신도시 공급 확대와 관련된 부서인 ‘주택 판매팀’을 본사에 추가로 신설하기로 했지만 아직 인력이 꾸려지지 않았다”며 “아무래도 빠르게 (공급을) 보여줄 수 있는 사업에 초점을 맞추려다 보니, 적극적으로 3기 신도시 활성화에 역량을 집중하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LH는 9·7 공급 대책 수립 전 3기 신도시보다 주택 매입을 통한 공급에 초점을 맞춰 국토교통부에 정책 제안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의 다세대·연립 주택 같은 경우 빠르면 4~5개월, 나홀로 아파트 또는 오피스텔도 빠르면 1년 이내에 취득이 가능하다 보니 양질의 주택 공급보다는 ‘실적 채우기’에 좋은 사업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LH 관계자는 “보조 공급 수단이 돼야 할 매입임대주택이 LH 주택 공급의 메인이 되는 역설이 벌어지는 것 같다”며 “특히 신축매입 임대는 그 중에서도 10분의 1 수준도 안 되는 마이너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LH는 신축매입임대로만 지난해 4조원 가까이 썼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LH는 지난해 서울에서 신축매입임대로 1조5481억원, 경기도에선 2조4454억원을 투입하며 총 3조9935억원을 썼다. 2023년(7571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5배나 많은 비용을 투입했다.
한편, LH 측은 “3기 신도시 관련 인력은 작년 대비 33명 늘었다”며 “정부 정책 수행에 차질이 없도록 사업속도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안다솜 기자(cotton@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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