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지검장 전원 반발
검찰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7800억 범죄수익 환수 못해
李대통령 사법리스크 해소 의심
김만배씨 등 대장동 비리 의혹으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사건에 대한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그 파문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10일 박현준 서울북부지검장 등 전국 18개 지검의 수장들이 집단 반발했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같은 날 10개 대형 지청을 지휘하는 지청장 중 8명이 집단성명을 냈다. 부천지청은 공석이고, 고양지청장만 빠졌다. 대검 연구관들은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용퇴를 건의했다. 전날에는 노 대행과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의 충돌이 있었다.
일단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를 둘러싸고 검찰 내부에서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한 집단 움직이 일어났다. 이제 관심사는 평검사를 비롯한 검찰 전체로 반발이 확산되느냐다. 내년 10월이면 해체되는 검찰이다. 사상 초유의 집단 반발이면서 역사적으로는 검찰의 마지막 저항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러설 곳 없는 검찰 전체가 저항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부인 김건희씨 사건을 철저하게 수사하지 않은 검찰이 무슨 할 말이 있냐고 타박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원석 검찰총장은 김씨에 대한 수사를 주장했다가 윤 전 대통령의 눈밖에 났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루된 대장동 사건에 있어서 정성호 법무부장관과 노 대행은 반대의 길을 갔다. “신중하게 검토하라”는 의견을 줬다고 하지만 ‘사실상 지시’로 해석하고 있다. 노 대행은 항소 포기를 결정했다.
이 때문에 관심은 이 대통령의 지시 여부로도 쏠린다. 이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을리는 만무하다. 다만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국무회의에서 항소 자제를 주문했다. 공교롭게 그 첫 사례가 이 대통령이 연루된 대장동 사건이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그야말로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는 집권 여당이 추진중인 배임죄 폐지의 진정성 문제로 옮겨갔다. 겉으로는 경제인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함이라고 밝혔지만 결국 이 대통령을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작업이 아니냐는 의심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대장동 사건 면소는 없다”고 손사레를 쳤다. 민주당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믿느냐는 국민의 판단 몫으로 남았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항소 포기로 대장동 일당의 범죄수익을 정당화해줬다는 비판 여론이 어느 범위로, 어느 정도의 수위로 흐르냐의 문제가 남았다. 검찰은 김만배씨에게 징역 12년과 추징금 6111억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징역 7년과 벌금 17억400만원, 추징금 8억5200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정영학 회계사에겐 징역 10년과 추징금 647억원, 남욱 변호사에겐 징역 7년과 추징금 1011억원, 정민용 변호사에겐 징역 5년과 벌금 74억4000만원에 추징금 37억200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이들의 추징금만 합쳐도 7815억원이다. 대장동 초기 작업에 참여했지만 기소되지 않은 배모씨의 수백억원 수익을 합치면 8000억을 훌쩍 넘어선다. 이 엄청난 범죄수익을 환수할 길이 막혔다. 심지어 정당화해줬다. 국민들이 용인할 수 있는 금액인지 여부도 향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에 대한 여론의 향배는 어디로 튈지 가늠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집권여당의 행태를 저지해야 할 국민의힘은 여전히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내란죄 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 국민의힘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전면적인 저항을 했을 때 얼마나 대단한 동력을 가질지도 미지수다.
윤상호 기자(sangho@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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