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연합뉴스 제공]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연합뉴스 제공]

누른 만큼 튀어나온다. 풍선효과. 거세진 부동산 규제를 피한 비규제지역으로 주택 매매수요가 이동하고 신고가 경신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을 규제지역으로 묶은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10·15대책의 규제지역에서 제외된 수도권 비규제지역의 아파트 매매가 대책 발표 전 20일(9월 25일∼10월 14일)간 5170건에서 대책 발표 후 20일(10월 16일∼11월 4일)간 6292건으로 22%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원시에서 유일하게 비규제지역으로 남은 권선구의 아파트 매매가 143건에서 247건으로 73% 늘며 비규제지역 아파트 최고 거래량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화성시(59%), 파주·구리시(각 41%), 군포시(34%), 부천시 원미구(25%) 등의 순이었다.

거래가 늘며 최고가 경신 사례도 속속 나타났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수원아이파크시티 1단지'의 전용 84.88㎡는 지난달 22일 직전 거래(2월·6억원) 대비 9000만원 오른 6억9000만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 롯데캐슬' 주상복합 아파트도 지난달 27일 전용 65.97㎡가 14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직전 거래보다 1억2000만원 오른 가격에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구리시 인창동 'e편한세상인창어반포레'의 전용 85㎡도 같은 날 12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일부 비규제지역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고 상승 거래가 체결되고 있긴 하지만, 이전처럼 강력한 풍선효과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10·15 대책 전후 수도권 아파트 매매량 비교. [직방 제공]
10·15 대책 전후 수도권 아파트 매매량 비교. [직방 제공]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일부 비규제지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약한 풍선효과 정도로 보는 게 맞다"며 "6·27 대책 이후에도 서울 외곽 지역이 크게 오르지 않았던 것처럼 (가격이) 오르긴 하지만 크게 상승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풍선효과가 강하게 나타나려면 투자 수요가 몰려야 하는데, 지금은 대출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이 고민하다가 매수하는 정도로 보인다"며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일정 부분 가격이 오르긴 하겠지만 오래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규제지역으로 묶인 서울·경기 37곳의 아파트 매매는 같은 기간 1만242건에서 2424건으로 76% 감소했다.

서울 영등포구(-95%),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93%), 서울 성동구(-91%),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89%)와 중원구(-86%) 순으로 아파트 매매 감소폭이 컸다. 이미 규제지역이던 서울 강남권에서는 거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서초구는 대책 발표 전보다 오히려 거래량이 소폭 증가(2%)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송파구(-12%)와 강남구(-40%) 등도 다른 지역과 견줘 감소폭이 작았다.

대출 한도 등 일부 조정이 있었으나 이미 규제가 적용되고 있던 지역이었던 만큼, 이번 대책의 영향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직방은 설명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아파트 매매 시장은 규제에 따라 지역별 온도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정책 여파가 지역별로 엇갈리면서 시장은 당분간 규제와 자금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조정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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