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글로벌 선박 발주량 감소세가 이어질 것을 전망하면서, 국내 업계가 장기적인 부진에 앞서 선제적인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9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발간한 '해운·조선업 2025년 3분기 동향 및 2026년도 전망'에서 올해 3분기 누적 글로벌 신조선 발주량은 3264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작년 동기보다 46.9%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을 제외한 모든 선종의 발주량이 급감했다. 컨테이너선 발주는 1538만CGT로 7.7% 증가했지만 탱커(445만CGT·69.4%↓), 벌크선(350만CGT·70.9%↓),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194만CGT·73.4%↓) 등의 발주는 크게 줄었다.
보고서는 2021년 이후 발주된 선박의 인도돼 배가 늘어난 반면,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경기 둔화와 교역 위축이 발생해 시황이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세계 시장에서 발주가 줄어들면서, 국내 조선업 수주량도 3분기 누적 734만CGT로 작년보다 16.7% 감소했다. 다만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대중국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컨테이너선 수주가 늘어나 감소 폭 확대를 일정 부분 방어한 것으로 분석된다.
컨테이너선 수주량은 378만CGT로 226.0% 증가했다. 그에 반해 LNG선(147만CGT·63.6%↓), 탱커(178만CGT·14.8%↓)는 줄었다.
보고서는 "국내 조선업은 3년치 내외의 일감이 남아있어 비교적 여유 있는 수준"이라면서도 "점차 수주잔량이 감소하는 점은 협상력을 약화하고 수주선가를 하락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어 다각도의 수주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내년에도 신조선 발주 감소세가 전망된다는 점을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거듭되는 무역 분쟁이 해운 시황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감축 조치 연기 결정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IMO는 미국의 강한 압박 속에 글로벌 탄소 배출 가격 책정 시스템을 포함한 해운 온실가스 감축 규제 조치 채택을 1년 연기했다. 이에 따라 선주들은 규제 대응에 시간을 벌게 돼 노후선 교체를 서두르기보다 상황을 관망할 가능성이 높고 신조선 발주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내년 글로벌 신조선 발주량은 올해(4100만CGT 추정) 전망보다 감소한 3500만CGT(14.6%↓)로 전망됐고 국내 수주량은 올해 수주량(950만CGT 추정)보다 감소한 900만CGT(5.3%↓)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내년 수주가 다소 부진하더라도 국내 조선사의 운영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신조선가 하락이 지속되고 발주량이 부족한 상황이 수년간 지속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IMO 조치 연기와 관련해 "향후 2~3년간 신조선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을 유발할 수 있다"며 "조선사는 일시적인 일감 감소에 대비해 인력과 설비 운영에 대한 비상계획 수립 등의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섭 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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