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중간재 수출 비중이 G7(서방 7개 선진국)보다 높으며, 이로 인해 선진국과 비교해 무역분쟁 등 대외변수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최근 5년 간 중국의 수출 비중은 줄었고, 대신 미국 의존도가 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9일 “우리 중간재 수출 국가별 비중은 지난해 기준 중국-미국 순”이라며 “최근 5년간 중간재 수출 중국 비중이 4.6%포인트 감소한 반면, 미국 비중은 3.6%포인트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경총은 이날 “우리나라는 중간재 교역 비중이 모든 G7 국가보다 높으며, 최근 5년간 수출국 집중도가 낮아져 수출국 다변화가 이뤄졌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경총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중국의 수출 비중은 23.7%, 미국의 수출 비중은 14.2%로 집계됐다고 설명하면서,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비중을 비교하면 중국이 28.2%에서 23.7%로 감소했고, 미국은 10.6%에서 14.2%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경총은 미국 수출 비중이 증가한 이유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해외직접투자를 확대하면서 현지 생산에 필요한 중간재를 한국에서 상당 부분 조달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밖에 베트남으로 수출도 같은 기간 10.5%에서 8.9%로 1.5%포인트 줄었고, 홍콩도 7.4%에서 6.8%로 0.6%포인트 줄었다. 다만 대만은 3.6%에서 6.7%로 3.1%포인트 늘며 수출 다변화가 이뤄졌다.

경총은 또한 “우리 중간재 수출과 수입 비중은 모든 G7 국가보다 높게 나타났다”면서 “특정 품목들에 대한 교역 집중도도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도 했다. 반도체·이차전지·석유제품 등 한국이 소재·부품 등을 수입해 중간재로 가공 후 수출하는 산업에 특화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G7국가 중 독일 일본은 자동차, 프랑스는 항공기, 독일·이탈리아·프랑스 등은 의약품으로 최종재를 주력 수출하거나 미국과 캐나다처럼 석유 같은 1차산업 품목 수출 비중이 크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 한국은 720억 달러를 수출해 가장 큰 비중(10%)을 차지하는 D램과 HBM등 메모리, 2위인 CPU, AP등 프로세서와 컨트롤러, 3위인 경유·등유 등 석유제품도 모두 중간재료 분류된다. 한국은 중간재 수입 품목별 비중도 CPU와 AP같은 프로세서·컨트롤러(10.2%), 천연가스 (9.2%), D램, HBM 같은 메모리(6.3%) 등의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다른 국가의 제3국 무역 분쟁 발생 시 생산 차질을 겪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하면서, 수출·수입선 다변화와 기술역량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 본부장은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높고, 특히 최종재보다 중간재 교역에 더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다른 국가의 핵심 소재·부품 수출 통제나 제3국 간 무역 분쟁 발생 시 주요 선진국에 비해 우리가 생산 차질을 겪을 위험이 더 높다”고 했다.

그는 “최근 미국 관세 정책, 보호무역 확산, 미중 갈등 같은 요인으로 인한 수출 감소, 국내 생산 차질 같은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수출시장·수입선 다변화, 기술 역량·국내 생산 기반 강화를 위한 대책들이 적극 추진돼야 한다”고 했다.

경총이 9일 공개한 한국의 중간재 수출 비중 국제비교. 경총 제공.
경총이 9일 공개한 한국의 중간재 수출 비중 국제비교. 경총 제공.
임재섭 기자(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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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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