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논란이 많은 ‘협동조합 활성화법’ 입법을 재추진키로 했다. 여당과 행정안전부는 지난 5일 여의도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사회연대경제’를 활성화하겠다며 기본법 제정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지난 정부에서 약화됐던 연대와 공동체 정신을 회복시켜야 한다”며 “상생의 가치를 중심에 두고, 사회연대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또 행안부에 사회연대경제국을 신설하고, 행안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새마을금고의 재원을 활용해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을 지원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협동조합 활성화법’은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등에 대한 정부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게 된다. 하지만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 첫째는 대부분 자력으로 운영되지 못하는 지속불가능 조직에 정부가 혈세를 투입하는 게 정당한가라는 점이다. 정부의 보조금만 타먹는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 사례에서 이미 드러났다. 사회연대경제는 민주당 소속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내세웠던 ‘사회적 경제’를 강화한 것이다.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은 재직시 연간 최대 557억원의 시 예산을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 지원하는 데 썼다. 이에 따라 당시 서울 지역의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은 무려 5600여 개로 늘었다. 하지만 이들 조직 중엔 지속가능하지 않은, ‘좀비’가 많았다. 그럴듯한 명분과 사업 계획을 내걸고 시민들의 혈세만 축내는 곳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2021년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 금고가 시민단체의 현금인출기로 전락했다”며 “지난 10년간 1조원을 지급했고, 해당 예산이 시민단체 인건비로 과도하게 쓰였거나 특정 단체에 쏠렸다”고 말한 건 이 때문이다.
둘째는 특정 이념 집단, 운동권 집단의 배만 불릴 수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 기업이나 시민단체 등이 설립한 협동조합 가운데는 운동권 출신이나 친여(親與) 성향 인사들이 세운 곳이 적지 않다. ‘협동조합 활성화법’은 이들에 합법적으로 국민 세금을 빼가는 통로를 열어줌으로써 ‘이념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정부 및 지자체 지원금을 부정수급하거나 횡령하고, 취약계층을 고용한 후 인건비를 유용 및 착취하며, 조합비 및 자금을 배임·횡령하는 일이 이어질 수 있다. 문재인 정부때 태양광 발전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급된 정부 지원금 중 상당 부분이 위법·부정하게 사용된 것도 비슷한 사례다. 윤석열 정부때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이 두차례 점검 결과 무려 7600 여건에 8440억원의 부정 집행이 확인됐다.
민주당은 그동안 ‘사회적 경제’를 제도화하기 위해 기본법 제정을 추진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런 법의 제정을 당정이 다시 추진하는 것은 내년에 예정된 지방선거와도 관련이 깊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본법을 통해 민주당의 지지자들에 국민 세금을 살포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가뜩이나 부실이 심한 새마을금고를 사회적 경제 부흥에 동원하면 자칫 새마을금고와 전체 금융시스템에 대한 국민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 또한 지금도 ‘협동조합 기본법’이 있고, ‘사회적기업 육성법’도 있다. 당정은 세금으로 운동권 배만 불릴 ‘협동조합 활성화법’의 제정 시도를 당장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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