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가방 수수 첫 시인… “대가 없었어”

특검, 재판부에 보석 불허 의견서 제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씨가 유착 의혹을 받는 통일교 측으로부터 명품 가방을 받은 사실을 첫 시인했다. 해당 가방에 대해 윤 전 대통령과의 직무 관련성 등 대가성은 부인했다.

김씨의 변호인단은 5일 언론 공지를 통해 "김씨는 전성배씨로부터 두 차례 가방을 선물받은 사실을 인정한다"며 "(그러나) 그 과정에서 통일교와 공모, 어떤 형태의 청탁이나 대가 관계가 없었다. 그라프 목걸이 수수 사실도 명백히 부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샤넬 가방 관련) 처음에 거절했으나 전씨의 설득에 끝까지 이를 거절하지 못했다"며 "잘못을 통감하고 해당 선물들은 사용한 바 없이 이미 과거에 전씨에게 모두 반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신중했어야 함에도 부적절한 처신으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데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앞으로 모든 절차에 성실히 임하고 거짓 없이 진실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김씨가 입장을 바꾼 이유는 전씨가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씨 측은 지난달 15일 공판에서 통일교 세계본부장 윤모씨로부터 받은 금품을 김씨 측에 전달했다고 인정했다. 금품을 잃어버렸다는 입장을 바꿔 김씨 측에 전달했다고 한 것이다.

또 김씨에게 돌려받았다는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 구두 1개, 샤넬 가방 3개를 지난달 21일 김건희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에 제출했다.

다만 김씨 측은 대가성과 윤 전 대통령과의 연결고리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다. 전씨가 금품 전달을 인정했기 때문에 김씨가 알선수재 혐의 적용을 끊어내려면 청탁을 받은 뒤 이에 따른 알선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해야 한다.한편 특검팀은 김씨의 보석 신청에 대해 이를 불허해달라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특검팀은 또 김씨의 모친 최은순씨와 오빠 김진우씨를 오는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윤상호 기자 sangho@dt.co.kr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의 첫 재판이 9월 24일 오후에 열렸다. 김 여사가 법정에 입정해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의 첫 재판이 9월 24일 오후에 열렸다. 김 여사가 법정에 입정해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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