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6만장 확보… AI 인프라 확장 가속도

로보틱스·클라우드 결합 신성장 동력 확보

‘온서비스 AI’ 전략 성과로 사상 최대 실적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10월 29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 서밋의 두 번째 주제 세션에서 기조발표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10월 29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 서밋의 두 번째 주제 세션에서 기조발표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엔비디아와의 협력으로 6만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보한 네이버가 내년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만 1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AI와 로보틱스를 결합한 ‘피지컬 AI’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본격적인 신사업 확장에 나선다.

김희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5일 열린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GPU를 포함한 설비 투자를 1조원 단위로 예상하며, 내년에는 ‘피지컬 AI’ 사업 확장을 감안할 때 GPU만 1조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확보한 GPU 6만장 또한 이 범주 내에서 활용할 예정”이라며 “미래를 위한 선제적 투자 외에도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을 상대로 수익과 연결되는 투자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달 31일 정부와 삼성, SK그룹, 현대차그룹, 네이버클라우드 등에 26만장의 GPU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네이버는 가장 많은 6만장을 공급받기로 했다.

피지컬 AI는 로봇과 디지털트윈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AI 분야다. 네이버랩스가 지난 2017년부터 연구해온 분야이기도 하다.

네이버는 사옥 ‘1784’를 디지털트윈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며 자율주행 로봇을 운영 중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로보틱스 기반 기업간거래(B2B) 사업, 산업용 AI 모델 등 신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로봇 클라우드 ‘아크’(ARC)와 초정밀 3D 디지털트윈 ‘어라이크’ 등을 통해 로봇이 실제 공간에서 정확한 위치를 인식하고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 최수연 대표는 “네이버가 지향하는 로봇 OS 및 제어 플랫폼 시장은 전 세계 로보틱스 시장의 약 39%를 차지할 것”이라며 “앞으로 이 기술을 통해서 더 새로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날 올 3분기 매출 3조1381억원, 영업이익 570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5.6%, 8.6% 성장한 수치다. 특히 분기 매출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도 네이버는 이번 실적으로 일각의 ‘AI 우려론’을 불식시켰다. AI 기술이 반영된 검색·광고 분야인 서치플랫폼과 커머스 부문이 실적 상승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서치플랫폼 매출은 1조602억원으로 AI 기반 ‘애드부스트’ 광고 효율화로 전년 대비 6.3% 늘었다. 네이버 플랫폼 전체 광고 매출도 같은 기간 10.5% 증가했다. 커머스 매출은 9855억원으로 35.9% 급증했다.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12.3% 증가했고, AI 개인화 추천을 강화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출시 6개월 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회사에 따르면 개인화 추천거래액은 전분기 대비 48% 증가했으며, 일부 카테고리 전환율은 10배 이상 높아졌다. AI 멤버십 프로그램 확대와 맞춤형 혜택이 구매 빈도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핀테크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한 4331억원을 기록했다. 올 3분기 네이버페이 결제액이 22조7000억원으로 21.7% 늘며, 전체 결제액의 55%를 차지했다. 콘텐츠와 엔터프라이즈 부문 또한 같은 기간 각각 10%, 3.8%의 성장을 기록했다.

최 대표는 “AI 브리핑을 9월 말 기준 통합검색 쿼리의 15%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고 이용자 체류 시간과 재검색률이 모두 증가했다”며 “내년에는 쇼핑 AI 에이전트를 시작으로 생성형 검색 ‘AI 탭’과 통합형 AI 에이전트를 순차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김나인 기자 silkni@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나인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